‘옥황상제의 아들인 문도령과 결혼한 자청비는 옥황상제에게 여러 가지 곡식을 얻어 땅으로 내려와 사람들이 풍년농사를 짓도록 돕는 농경신이 된다. 그러다 자청비는 한 가지 잊고 온 오곡의 씨앗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늘에 다시 올라가 씨앗을 가져오니 그 곡식이 바로 메밀이다.’
자청비가 농경신으로 좌정하게 된 사연을 담은 세경본풀이의 끝자락에 자청비가 뒤늦게 가져오면서 유일하게 이름이 언급되는 곡식이 바로 메밀이다. 메밀은 다른 잡곡보다 늦게 파종해도 수확이 가능하다. 메밀은 제주 전통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이다.
벼가 생산되지 않았던 제주의 유일한 식량은 보리와 메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메밀 농사는 잘되었다. 그리고 보리보다는 메밀의 쓰임새가 훨씬 많았다.
쌀 대신 관혼상제에 쓰이던 제물은 거의 메밀을 활용하였다. 특히, 산남지역에서는 산모가 출산을 하면 궂은 피를 없애기 위해 생 메밀에 꿀,청주를 타서 먹었다는 구전도 전해지고 있을 정도로 메밀의 사용은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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