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 BY30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9가길 12 |
전화번호 | 02-3210-3737 |
영업시간 | 18:00-01:00, 일요일 휴무 |
안주 | 호텔 자이살메르 3만5천원 |
주차 | No |
지초의 붉은 빛과 향미로 시각적, 후각적, 미각적 매력을 두루 갖춘 술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조화롭게 돌아가는 ‘동반자’ 같은 조합이다. 지방이 많은 양 배갈비의 기름진 맛을 고도주인 진도 홍주가 깔끔하게 잡아주는가 하면, 토마토와 양파, 향신료를 배합해 뭉근하게 끓여낸 남인도풍의 커리는 홍주의 지초 향을 한껏 끌어올려준다.
주반은 ‘피피 아일랜드’, ‘미스터 샤룩칸’ 등 이름부터 독특한 요리들을 선보이는데, 모두 셰프의 경험을 녹여낸 것으로 ‘주반에만 있는’ 것들이 가득하다. 연구를 거듭하는 세프와 안목있는 소믈리에의 추천으로 실패 없는, 페어링을 즐길 수 있다.
선홍색과 지초의 향기가 매력적인 진도홍주를 생산하는 양조장
상호 | 대대로영농조합법인 |
주소 | 전남 진도군 군내면 둔전리 98 |
전화번호 | 061-542-3399 |
홈페이지 | http://www.e-hongju.co.kr |
고려 시대에 편찬된 금언(金言)과 명구(名句)를 모아놓은 명심보감(明心寶鑑)에는 향기롭고 맑은 벗 사이를 뜻하는 사자성어가 나온다. 학창시절 한자수업에도 자주 등장했던 지란지교(芝蘭之交)이다. 향기롭고 맑은 지초와 난초의 꽃 같은 벗 사이를 일컫는 이 말은 우리가 잘 아는 공자가 언급한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지향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러한 맑고 향기로운 꽃의 지초를 품은 전통주가 있으니 지초주(芝草酒)라고도 불렸던 진도홍주. 산삼, 삼지구엽초와 함께 3대 선약(仙藥)으로 불리는 지초는 그 뿌리에 동의보감 및 본초강목에 따르면 배앓이, 장염, 해열, 청혈에 이롭다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진도 홍주는 증류한 증류주에 지초를 침출시키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그 시작은 몽골에서 우리나라로 증류기술이 전래된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홍주는 고려시대 원나라에서 건너온 홍국(홍국)으로 빚은 술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이후 고려 말에는 국내에서 제조되었고, 항몽 삼별초군 주둔 및 유배된 양반으로부터의 전수, 함경, 평안도 주민의 입도 및 의료 처방에 따른 독자발전 등 다양한 설이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조선 성종 때, 경상도 절도사 허종 이야기이다. 내용인즉슨, 허종은 부인이 만든 홍주를 마시고 취해 말에서 떨어졌는데, 이렇게 부상을 입어 당시의 중전이자 연산군을 낳은 윤씨를 폐비시키는 어전에 참가하지 못해 연산군의 갑자사화를 면했다고 한다.
이후 허종의 후손이 소줏고리를 갖고 진도로 낙향하여 진도 홍주를 만들었다 전해지고 있다. 원래 지초는 한국, 중국, 일본의 동아시아 지방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제천, 금산 그리고 진도 지역에서 많은 양이 재배되고 있고 진도에서는 4곳의 양조장에서 진도홍주를 만들고 있다.
현대 진도 홍주를 만드는 대표적인 양조장 중 하나가 바로 대대로 영농조합법인. 2008년 농업 분야에 있어서 농식품부 신지식인으로도 선정된 김애란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대대로의 진도 홍주는 100% 진도 쌀과 100% 진도 지초만 고집하고 있다.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진도의 문화와 농산물을 알리겠다는 김애란 대표의 고집 있는 철학이다. 이러한 것을 배경으로 2008년에는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전통주업계 최초로 지리적표시제도 인증을 받기도 한다.
2015년도에는 문화와 역사, 그리고 우리 농산물과 전통주를 찾아가는 농식품부의 ‘찾아가는 양조장’으로도 선정, 체험객 맞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 간판도 새로 하고, 견학로도 만들 예정이다.
본격적인 체험은 올해 10월 중순 이후. 아직은 준비 중이지만 지초를 통한 홍주 체험을 통해, 우리 술이 단순히 취하기만을 위한 것이 아닌, 지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농산물을 담은 것을 홍주를 통해 알릴 예정이다.
무엇보다 단순한 제품 홍보가 아닌 진도의 역사, 문화, 명소 그리고 진도의 우수한 특산물인 구기자, 돌미역, 진도 대파, 멸치 등 도 알리며 이 지역의 문화관광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다. 양조장 위치도 좋다.
얼마 전 대한민국 최고 관객수, 1700여만명을 기록한 영화 명량의 배경지이며 명량대첩의 승전지기도 한 울돌목에서 차로 5~10분정도의 거리에 있다. 이 땅에 자본주의 논리가 들어온 지 100년,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술이란 자본의 논리를 앞세워 빨리 만들고 빨리 마시는 문화가 된 것은 사실이다.
천천히 음미하는 술은 외국의 술이고, 우리 술은 오직 빨리 취하기 만을 요구하는 문화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도 더욱 맑고 향기가 있는 관계보다는 늘 실리만을 추구한 듯한 느낌도 든다.
그런 의미에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세상의 모든 짐을 내려놓고 지란지교를 꿈꾸던 옛 친구와 만나 홍주 한잔 나눠보면 어떨까. 왠지 거친 세상의 삶 속에서 잊고 있던 친구의 소중함이 한잔의 전통주를 통해 다시 생각나기를 기대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