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움직이려면 기름이라는 에너지가 필요한 것처럼 사람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사람에게 에너지원이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음식이다.
그렇다면 인스턴트 음식과 같이 몸에 이롭지 않다고 평가를 받은 음식을 제외하면, 모든 음식은 몸을 이롭게 하는 걸까? 한마디로 정의하면, 아니다.‘음식을 제대로 먹으면 약보다 낫다’라는 말도 있듯이 내 몸에 맞는 음식이 있는 반면, 내 몸에 해를 주는 음식도 있기 때문이다.
음식은 원재료만을 그대로 섭취하는 경우보다는 조리를 통해 여러 재료를 섞어 하나의 요리로 섭취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재료 자체가 가지고 있던 기미(氣味)*의 편차를 줄여 중화시키기도 하고, 효능을 오히려 배가시켜 기능성 음식으로 탈바꿈하게도 한다.
예를 들면, 굴이나 오징어 같은 해물을 넣어 만든 해물파전을 보자. 파의 성질은 온성 또는 열성이지만 굴이나 오징어 같은 해산물이 서늘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이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이에 비해 삼계탕은 주재료인 닭의 성질이 온성인데, 이에 첨가되는 인삼과 황기, 대추 역시 이를 강화시켜 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보니 속이 차가워지는 여름철에 대표적인 보신음식이 된 것이다.
그러나 속이 뜨거운 소양인은 이를 잘못 먹을 경우 열이 넘쳐, 머리가 어지럽거나 두드러기가 나는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상의학적으로 볼 때 좋은 음식은 기운이 부족한 오장육부를 보충하고 타고난 체질적 차이를 줄여주어 건강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음식을 먹을 때 나와 궁합이 맞는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이 건강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음식이 100퍼센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체질에 맞게 먹되 융통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내 체질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내 체질과 상반되는 식품을 피하는 게 더 중요하다. 태양인이나 소양인이라면 주로 담백하고 정갈한 음식을 주로 선택하면 좋고, 속이 찬 소음인이라면 따뜻하고 양념이 잘 되어 있는 음식을 고르는 것이 적당하다.
* 기미는 한의학에서 약의 상태와 맛을 뜻하는 말로, 온열량한(溫熱凉寒)의 네 가지 기운과 산고감신함(酸苦甘辛鹹)의 다섯 가지 맛으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