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은 사람이 건강하도록 하는 학문으로 인류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하며 발달해왔다. 따라서 세계 모든 지역과 민족은 각자 그 지역과 민족에 가장 적합한 의학을 가지고 있다. 우리 민족 역시 오천년 역사와 함께 우리의 환경 과 인체에 맞는 한의학을 가지고 있다.
‘건강하다’는 말은 우리의 몸이 아무 탈 없이 잘 지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의미 자체는 큰 변함이 없지만 건강에 관한 정의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해왔다. 과거에는 병에 걸리지 않았거나 아프지 않으면 무조건 건강한 것으로 여겨, 몸이 괜찮으면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1950년대 세계보건기구(WHO) 헌장에서 ‘신체적으로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평안한 상태’를 건강한 것으로 정의를 내리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강한 상태에 대한 기준 역시 바뀌었다.
신체적으로 아프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내적, 외적 환경변화에 적응해 모든 차원에서 평안한 상태를 건강하다고 말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병원은 서양의학을 바탕으로 한 의료 행위를 하는 곳이다.
서양의학이 한 가지 질병에 집중해 부분적이며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한의학은 사람의 몸을 하나의 우주로 보고 막혀있는 서로의 연결고리를 플어 주는 것을 해결책으로 본다.
한의학은 음양의 조화 여부로 사람의 질병을 살펴보기 때문에 서양의학과는 질병을 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병에 걸리는 이유를 사람의 몸이 병균에 저항하는 능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감기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한 경우 신체가 튼튼해 저항하는 힘이 강하다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몸이 약해 저항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다면 아무리 적은 병균이라도 독감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한의학은 병에 걸려 아픈 것이, 단순히 몸의 어느 일부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조화가 깨진 것으로 본다. 즉 인체 내의 음(陰)과 양(陽)이 서로 균형을 이루지 못해 아픈 것이다. 그래서 질병을 예방하려면 정신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시각의 차이는 치료법 자체를 다르게 발달시켰다. 한의학의 치료는 사람마다 각자에게 적합한 방법을 적용해 병이 생기게 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스스로 질환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한의학의 치료법이, 오랜 세월 변함없이 한국 사람에게 사랑받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한의학이 인체를 하나로 연결해 보는 이유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따로따로 떨어져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유기체적 네트워크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 인체 네트워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주 . 자연 . 사람[天 . 地 . 人]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인체 한 부분의 변화가 전체의 변화를 가져오기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