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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7. 평창, 봉평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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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고향을 지키며 사는 삶

♣ 평창, 봉평을 다녀와서...

어머니의 손맛 [강원도] 평창, 봉평 이야기

우리들 마음속엔 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시골이 고향이 아니고 번잡한 도시가 고향인 사람들도 자신이 자란 도시는 다른 여타의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갖는다. 인간에게 익숙하다는 것은 개별적인 ‘쉼’을 가져다주는 영역이다.

그래서 고향을 떠나 온 사람들은 삶이 팍팍하게 여겨질 때면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하듯 늘 고향을 떠 올리는 게 아닐까. 이번 여행길에선 그 실향의 상실감을 미리 예견하여 고향을 떠나지 않고 부모님을 모시고 고향을 지켜가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젊은이를 만났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살고 있는 ‘신동근’(37)씨. 첫 대면의 이미지가 ‘강원도의 힘’을 지닌 뚝심과 단단함이 흠뻑 느껴지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런 매력을 아내도 알아보았던 걸까? 유학까지 다녀 온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하여 결혼을 했고 10살 먹은 딸 하나를 키우며 살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면 모두 도시로 가서 사는 삶을 당연하게 생각하죠. 저도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일단 도시로 나가서 살다가 나이를 먹으면 돌아와서 살아야겠다고. 그런데 ‘왜 꼭 도시로 나갔다가 와야 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거예요.

강원도 평창군 봉평

‘그 땐 이미 부모님은 늙으실 테고, 행여나 돌아가실 지도 모르는데 그냥 여기서 고향을 지키며 살아보자’고 생각을 한 거죠. 성공? 그거 뭐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게 성공 아닌가요? 이런 생각으로 살다보니 나와 생각을 같이 하는 친구들도 생겼고 지금은 6명의 친구들이 모두 결혼을 해서 서로 이 지역을 지키며 살고 있어요.

문제는 아이들 교육인데 외부에서 실력 있는 선생님들을 초빙해서 개인과외처럼 가르치고 있으니까 그것도 해결이 됐죠.” 그러면서 자신이 어릴 때부터 먹었던 감자요리를 해 주실 친구의 어머님께 감자음식 시연을 부탁했다고 했다. 그분 성함은 ‘이금례(66)’ 홍천군 서석면에서 이곳으로 시집을 오셨단다.

이분도 작은아들과 한 마당에서 함께 산다고 하신다. “그땐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해서 감자와 옥수수, 메밀 등을 많이 먹었지. 매일 같은 재료로 먹게 되니 ‘어찌하면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까’틀 고민하게 됐고, 그래서 ‘감자옹심이’, ‘감자칼국수’, ‘감자부침’, ‘감자송편’, ‘감자밥’ 등등 끼니때마다 방법을 달리해서 해 먹어왔지.

그 땐 맛을 느끼지도 못하고 먹었었는데 요즘은 어쩌다 별식으로 해 먹으니 그전의 시절도 생각나고 특별한 맛으로 여겨지데. 희한한건 먹어 본적이 별로 없는 손주들도 잘 먹는 다는 거야. 무엇이든 첨가하지 않는 건강식이라 그런가? 근데 잘 되려나 모르겠네.

누가 보면 왜 더 잘 안되잖아.” 하신다. 하지만 말씀과는 다르게 오래전부터 해 오신 솜씨라 능숙하게 음식을 만드셨다. 특히 ‘감자칼국수’는 밀가루 반죽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순 감자로만 국수를 만든다는 게 신기했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 감자 수확

감자를 갈고 녹말을 가라앉힌 것과 간 감자 건더기를 솥에 찐 후에 섞어서 반죽을 한 뒤, 밀가루 반죽과 똑같이 홍두깨로 얇게 밀어 칼로 채를 씰어 육수에 끓여 먹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감자가 밀가루 반죽처럼 얇게 썰어진다는 것이 말이다)

모양도 일반 밀가루 칼국수와 동일했고 맛도 감자로 한 것 같지 않고 밀가루가 섞인 것처럼 아니 밀가루보다 쌀가루가 첨가 된 것처럼 면발이 쫄깃했다. 가난한 세월에 자식들과 식구들을 먹이려는 어머니들의 안타까움이 한정된 재료로 색다른 음식을 만들도록 한 것이 아닐까.

요즘은 인간 생존의 필요한 것들을 도시의 삶에서 추구하고 또, 그것을 곧 성공의 ‘바로미터’로 생각하는 현대인들과는 다른 삶을 선택한 젊은이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들은 인간의 욕망이 끝이 없고 그 끝에는 절망과 허무함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미리 깨달아 욕망의 크기를 줄이며 소박함 속에서 행복을 찾아 가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삶은 어차피 불행과 고통을 완전 배제 할 수는 없지만 행복해지는 방법은 무모한 이상을 조절하며 진실한 삶을 사는 것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욕망을 제로 시점에 두는 불교의 ‘니르바나(번뇌를 해탈한 최고의 높은 경지)’에 도달 할수는 없지만 내 고향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나와 생각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은 인간의 결함을 치유할 수있는 나름의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논리보다는 ‘인간의 도리’에 충실하며 사는 젊은이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의 증거이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 감자

‘메밀꽃 필 무렵의 저자인 ‘이효석’의 고향. 그곳에서 자신만의 삶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가며 사는 것. 이것이 모이면 역사가 되는 것이고, 인류의 삶은 그렇게 또 이어져 갈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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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강원도농업기술원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귀포시향토음식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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