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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4. 강릉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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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천혜의 자연과 역사는 이어져 오고

♣ 강릉을 다녀와서...

어머니의 손맛 [강원도] 강릉 이야기

늘 열정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 보면 그들에겐 특별한 점들이 있다. 우선은 부지런하고 긍정적이며 탐구정신이 있고, 목표를 세우면 그것을 이를 때까지 모든 방법을 찾는데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목표가 이루어지는 시점은 여러 가지 이유로 차이가 있겠지만 그들은 모두 그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다. 또, 한 목표가 달성되면 다른 목표를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을 만날 때면 내 삶을 다시 한 번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백두대간에 병풍처럼 둘러싸인 채 평야와 강, 바다가 펼쳐지는 축복의 땅 강릉은 옛부터 풍요로운 삶이 이어져 왔을 것이다. 그 풍요가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바탕이 되어 역사에 길이 남을 위인들이 이곳에서 자란 후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나에게 강릉은 관광지보다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의 고장으로 여겨진다.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긴 여성들은 많이 있지만 그중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은 시대를 앞서간 여성의 선각자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으리라.

찜통

그 지역의 역사가 면면히 내려왔기 때문일까, 내가 만나 본 강릉 지역의 여성들은 강한 자부심으로 주체적인 삶을 끌어가는 강인함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가 찾아 간 ‘고은숙(58)’씨도 향토 음식 연구가로 그런 명성에 부합하기에 적절한 분이었다.

조용한 말투와 조신한 몸동작 그러 면서도 빠르고 정갈한 솜씨로 음식의 맛까지 훌륭하게 만들어내는 능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음식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즐거웠단다.

동네에 음식을 만드는 일이 있을 때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자원을 했고 그 일이 자신에게는 노동이 아닌 즐거운 일이었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년 동안 공무원생활을 했지요. 하지만 늘 음식에 관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사표를 낸 후 호텔조리학과로 대학을 뒤늦게 가서 정말 열심히 그것도 즐거워하면서 공부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배우는데 얼마나 행복했겠어요?

정말 정열을 다 바쳐서 열심히 배우고 익혔습니다. 남편이 처음엔 반대를 많이 했지만 내 열정에 이젠 막강한 후원자가 되었지요. 나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강원도 전통음식 뿐 아니라 현대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연구하느라 하루해가 짧답니다.”

강원도 전통 향토음식

그녀가 우리에게 시연을 해준 음식은 ‘감자막갈이 송편’, ‘감자옹심이’, ‘감자송편’, ‘감자뭉생이’, ‘감자시루떡’이다. 그 밖에도 강원도 음식은 다 할수 있다는 말도 곁들인다.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것은 허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음식을 만드는 그녀의 손동작을 보며 내내 어느 예술가의 작업실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감자막갈이 송편은 호박을 찐 것과 쑥을 삶아서 반죽을 한 것으로 흰색, 노란색, 초록색이 시각적인 효과를 줄 뿐 아니라 감자 맛 외에 호박과 쑥의 고유의 맛을 그대로 맛볼 수 있어서 훨씬 맛깔스럽고 감칠맛이 있었다.

“나는 요즘 밤잠을 설치며 2018년 동계올림픽 때 내 놓을 강원도의 대표음식으로 뭐가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수많은 외국인들이 와서 한국의 대표음식, 특히 강원도에서 생산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이 그들의 입맛을 사로 잡으려면 어떤 요리가 좋은지 연구하는 중이에요.

그들이 먹어 본 후에 아, 이것은 무엇으로 만들었는데 이리도 맛이 훌륭하냐는 질문을 한다면 더 할 수 없이 기쁘지 않겠어요?” 하고는 소녀처럼 웃는다.

자신의 개인적인 영달을 위한 꿈이 아닌 자신의 지역과 나라를 위하여 능력을 한껏 발휘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는 것. 그것은 목표에 도달하려는 행위보다는 마음에서의 시작점에 경의를 표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현실에 충실하며 지금껏 자신이 꿈꾸던 삶을 향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것도 확연하게 예측할 수가 있었다. 세상은 이런 사람들에 의해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게 아닐까.

강릉까지 가서 바다도 보지 못하고 서둘러 돌아와야 했지만 돌아오는 내내 한 사람이 주는 충만감에 아쉬운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창밖으로 스치는 바람이 살갗에 청량감을 느끼게 했고 석양은 아직도 가을하늘을 떠나지 못하고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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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강원도농업기술원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귀포시향토음식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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