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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3. 서귀포 향토음식 구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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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이중섭화가와 함께한 향토음식

♣ 송경화 (1940년생 / 서귀포시 중앙동) 구술조사

6.25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동네(솔동산)로 피난을 왔다. 피난민 대부분이 학교 공동 이재민 센터 같은 곳에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이중섭화가 식구만 우리집으로 데리고 오셨다. 그 당시 나의 아버지는 동네 반장이셔서 마을 일을 책임지고 계셨다.

이중섭화가는 일본인 아내와 아들 둘을 데리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도 화가는 일은 안하고 그림만 그렸던 것 같다. 그리고 먹을 것은 주로 바닷가에 가서 게를 잡아다 먹었다. 그래서 이중섭 화가 그림에 그렇게 게가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마당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화가가 내가 지나 가자 이리 와보라면서 ‘그림은 이렇게 그리는 거야’라고 하시면서 문섬 그리는 법을 가르쳐 주더라. 그렇게 살다가 내가 18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큰 딸인 내가 집안 경제를 책임져야 해서 그 당시 구좌 하도에 감자전분공장이 있어서 그곳에 돈을 벌러 다녔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시집을 행원으로 가게 되었다. 결혼할 때는 신랑이 신부를 데리러 오는데 행원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데리러 왔더라.

그 때만 해도 북군, 남군의 생활차가 많이 났었다. 나는 어릴 적 좁쌀 밥을 먹어보지 않았는데 거기는 거의 좁쌀에 보리쌀 조금 섞어서 먹더라. 참 색다르게 느꼈었다. 서귀포하고 다른 점은 제사때 무하고 메밀을 섞은 다음 그것을 한 켜놓고 팥 한 켜 놓고 시루떡을 해서 올리더라.

그리고 메밀가루로 묵을 쑤더라. 우리 집에서는 안했던 거라 신기하게 느꼈다. 입덧이 너무 심하여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는데 시아버님이 청고메기(보말)을 잡아다 주시더라. 그 것으로 입덧을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또 한번은 해삼을 잡아다 몰래 주셔서 그것을 먹고 기운을 차리기도 했다.

제주도 향토음식 구술조사 송경화 씨
▲ 송경화 씨

그렇게 시집에서 살다가 1년이 지나자 다시 서귀포로 이사를 왔다. 내가 제일 잘하는 음식은 상외빵이다. 밀가루 3kg에 막걸리 한병, 우유 1리터, 설탕은 큰 수저로 2개를 넣고 반죽하여 놔두면 발효가 된다. 그럼 그것을 다시 한번 반죽하여 놔 두면 두 번째 발효가 되는데 그것을 모양을 만들어 쪄내었다.

20~25분을 쪄내면 보그락한(잘 부푼) 상외빵이 된다. 여름에는 밖에 놔둬도 발효가 되지만 겨울에는 따뜻한 곳에 놓고 이불을 덮어 놓는다. 소금은 넣었는지 안넣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지금도 상외빵, 마농지, 고사리는 해서 서울사는 며느리에게 보낸다.

이번에도 그렇게 보냈더니 돈 오십만원 보내왔더라. 자리젓도 직접 담가서 먹었는데 한번은 모슬포 자리를 사다가 담갔는데 발효가 되지 않고 그냥 살아있더라. 아마도 소금의 양을 맞추지 못해서 그런 것 같더라. 그 후로 아, 이제 그만 담그라는 뜻이구나 하고 담그지 않는다.

우리 친정어머니가 해주신 음식 중에는 깻잎 무침이 있는데 밥을 하다가 밥이 다되면 뜸들이기 전에 깻잎을 밥위에 쪄서 무쳐서 주었다. 그러면 그게 그렇게 맛있어서 남편에게도 해주곤 했었다.

또 군것질 가운데 하나가 미군에서 우유(가루우유)를 배급해 주면 그것을 그릇에 담아 밥 위에 찌면 단단해지는데 그것을 깨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또 미역귀를 불에 구우면 초록색이 되는데 그것을 먹으면 쫀득쫀득해서 맛이 좋았다.

특별한 군것질 거리가 없었던 시절이여서 아이들이 먹기에 좋은 군것질거리였다. 지금 생각나는 특이한 것은 당에 갈 때의 일이다. 당에 가려면 독새기(계란)3개, 생선3마리, 밥 세 그릇 , 과일3개, 술 한 병, 실, 시마지(거즈)천 3마를 가지고 갔다.

자구리 부근에 당이 있었는데 아이들 키우면서 정성을 들일 일이 있을 때마다 거기에 가서 정성을 들였다. 마음의 위안인지는 몰라도 그러면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았다.

지금은 그 곳에 놀이터가 생겨서 당이 없어졌는데 그것도 참 아쉬운 것 중에 하나이다. 또 하나 특별하게 생각나는 것은 사리빗 열매를 훑어내어 그것을 빻아 거피한 후 풀을 쑤어서 김치 담글 때 활용 했었다.

* 자료조사 팀 : 정정화, 강수진, 오화선, 양경생, 고명옥, 고춘애, 허지혜, 김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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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강원도농업기술원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귀포시향토음식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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