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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3. 서귀포 향토음식 구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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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래밥보다는 톳밥이 맛 있었주

♣ 고경순 (1929년생), 고봉렬(1938년생) / 성산읍 신산리 구술조사

웃드르(윗동네)에서 신산리로 시집을 왔다. 요새는 신랑집에서 돈천만원, 이천만원을 주지만 그 때는 술 10대들이 1춘(통)에 돼지 한 마리를 새각시 집에 가져왔다. 스물살 되는 해에 시집을 왔으니 70년이 되었다.

예단으로는 이불 한 채하고 요강, 참빗, 얼레기(머리빗), 거울작은 것 하나 가져왔다. 그 때 새각시 상에는 고기 없는 미역국, 콩나물, 닭이 한 마리 통째로 올라왔고 돼지고기 접시에 조금씩 놓아주었다. 그리고 대반상에는 계란을 지져서 썰어 국에 넣어 주었다.

제삿날에는 곤밥(쌀밥) 좀 얻어먹으려고 늦게까지 기다리는데 그러다 보면 제사 끝날 때 까지 못 기다리고 잠이 든다. 그러면 ‘식게 먹으라’하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보면 고사리 조금하고 곤밥을 한수저씩 주는데 그것도 속에는 보리쌀이고 위에만 흰쌀밥을 얹은 모양이었다.

제주도 향토음식 곤밥 & 보리밥 정식
▲ 제주 곤밥 & 보리밥 정식

그때는 고기도 귀해서 적은 지금의 사분의 일 정도 되게 해서 상에 올릴 정도만 했다. 초상이 나면 ‘진토음식’이라고 해서 봉분할 때 고기, 술, 물만디, 돌래떡을 했는데 돌래떡은 모 가루(메밀가루)로 한 떡이었다. 그 때는 그거 하나 얻어먹으려고 대록산을 맨발로 따라 가기도 했었다.

일제 강점기때는 공출이 심해서 톳밥도 제대로 못해먹었다. 톳밥 대신에 래밥을 해서 먹었는데 그래도 우리 할머니는 손자 생각해서 톳밥을 해서 몰래 솥안에 숨겨놓으셨다. 그러면 나는 숨어서 먹곤했는데 쌀보다 톳이 많았지만 그래도 래밥보다는 톳밥이 더 맛이 있었다.

우리 큰아들 결혼 할 때만 해도 음식을 많이 못하던 시절이어서 들무 해다가 나박나박 썰어서 국에 넣어 잔치음식을 대신했다. 지금이야 잔치상이 부러질 정도로 많이 차리지만 그 때는 그냥 잔칫날이라고 기분은 좋았을지언정 손님 대접할 것이 없어 걱정이 앞서던 시절이었다.

* 자료조사 팀 : 정송미, 김영숙, 강애심, 고봉숙, 김미순, 이명학, 오명자, 강순선,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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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강원도농업기술원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귀포시향토음식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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