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음식 사진에 표현된 Food Styling 의 현황분석

음식은 한 문화권 일상생활의 총칭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하나의 음식에는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실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음식을 둘러싼 음식문화는 하나의 독립된 실체가 아니다.

음식은 그것이 등장하는 전체 생태학적 환경을 반영하고 영향을 받아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다.35) 음식을 담는 식기나 형태, 음식을 맛있어 보이도록 연출하는 푸드스타일링 또한 각 나라의 음식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각 나라에서 먹는 음식의 특징, 식습관, 상차림, 전통 예절 등은 모두푸드스타일링을 하기 위해 습득해야할 기초 지식 중의 하나이다. 그 나라의 음식문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음식과 상차림을 맛있어 보이도록 연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각 나라별로 맛있어 보인다라는 가치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선호하는 식기, 재료, 색채, 형태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다음에서는 각 나라의 음식문화와 푸드스타일링의 특성과 현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 한국 음식문화와 음식 사진의 푸드스타일링의 현황

한국의 음식은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생선, 곡류, 두류, 채소 등을 사용하여 다양한 부식을 만들었고, 주식은 쌀과 곡식을 이용한 밥을 만들어 먹었다. 남은 식품재료는 장류, 김치, 젓갈 같은 발효식품으로 만들어 저장해 두고 먹었다.

절기에 따라 명절음식과 계절음식을 만들어 가족과 이웃이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고, 지역마다 특산물을 활용한 향토음식도 발달하였다.36)

푸드 스타일링의 개념이 들어온지 얼마 안되는 우리나라는 미디어매체(방송, 식품광고)나 인쇄매체(음식 전문잡지) 의 테이블 코디네이션이나 푸드 스타일 정도로 알려져 있는 현황이며, 점차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음식 사진에 표현된 푸드스타일링의 특징은 투박하면서도 단아하고 소박한 멋이 깃들여 있다. 전통적으로 푸짐하게 담아 펼쳐놓는 상차림을 미덕으로 생각하여 왔다. 좀 더 자세한 것은 다음 장에서 분석해 보았다.

2. 일본 음식문화와 음식 사진에 표현된 푸드스타일링의 현황

일본 음식은 재료 자체의 풍미를 잘 살려 양념은 적게, 담백하면서도 깔끔하게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철 재료들을 충분히 활용해서 계절의 모습과 향기를 담아내고, 재료마다의 특성을 음미하기 위해 생선회, 초밥 등 싱싱한 것은 날로 먹기를 즐긴다.

또 밥과 국, 반찬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의 음식문화와 공통점이 많은 편이다.37) 일본음식은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멋이 배어 있고, 깔끔하고, 정갈하다. 서양 음식은 코로 먹고, 증국음식은 입으로 먹고, 일본 음식은 눈으로 먹는다고 한다.

음식을 맛보기 전 먼저 보는 것만으로도 그 앙증맞고 정갈한 모양과 담음새에 반한다는 뜻이다.

재료들을 깎고 다듬어 조각처럼 만든 음식들, 청색과 자주빛 등 화려한 빛깔의 식기에 조금씩 담아 꽃과 나뭇잎으로 장식해 놓은 모양새, 또 식탁 주변을 장식한 정갈한 매트와 냅킨, 작고 귀여운 받침에 얹혀 있는 기다란 젓가락. 이것이 일본 음식을 맛깔스럽게 장식하는 푸드스타일링의 기본요소가 된다.

눈으로 먹는 음식이라고 칭할만큼 일본에서 푸드스타일링을 포함한 음식 사진을 찍는 기술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발전되어 있고, 푸드코디네이터(food coordinator), 푸드스타일리스트(food stylist) 양성교육기관도 많이 있으며 전문직종으로 자리잡은지도 오래되었다.

일본 음식 사진에 표현된 푸드스타일링의 특징을 살펴보면 식기는 무채색뿐 아니라 화려한 문양과 색채를 사용하고 있으며 음식의 양은 많지 않게 담고 있다.

음식의 맛이 단아하고 정갈한 맛을 내듯이 음식을 장식하는데 있어서도 조잡하거나 복잡한 것은 피하고,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멋을 내는 것이 특징 이다.

3. 중국 음식문화와 음식 사진에 표현된 푸드스타일링의 현황

중국 요리는 세계 3 대 요리 중의 하나로 가장 큰 특징은 상상을 초월할 만 큼 음식재료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음식 문화는 중국의 유수한 역사와 광대한 국토, 한족을 포함해 여러 민족이 서로 부딪치고 어울리는 가운데 만들어진 것이다.38)

중국음식의 특징은 조리방법면에서 튀긴 음식이 많다는 것이다. 음식 사진에 표현된 푸드스타일링의 특징을 살펴보아도 튀긴 음식이 많아서인지 음식의 색채는 주로 yellow 나 brown 계통의 색채가 많다.39)

중국 특유의 문양이 그려져 있는 둥근형 식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주변의 장식이나 소품보다는 음식위주로 여백이 별로 없는 푸드스타일링을 선호하고 있다.

중국의 음식은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맛볼 수 있는 대중화된 요리인 반면 사진기술이나 먹음직스럽게 연출하는 푸드스타일링에 있어서는 일본의 기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직종이나 음식 사진 분야도 아직 미개척된 분야가 많다. 중국음식은 시각적으로 맛있게 연출한다기 보다는 역시 맛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듯 하다.

4. 미국과 유럽의 음식문화와 음식 사진에 표현된 푸드스타일링의 현황

미국의 역사가 그러하듯 아메리카 대륙의 음식은 그들의 역사와 함께 미국화 되어 너무나도 미국적인 실체로 등장해 있다. 인디언의 음식, 유럽의 음식, 남미의 음식, 아시아의 음식, 그리고 향토음식 등이 상호작용하여 독특한 미국적인 음식문화를 구성하고 있다.

능률을 먹고 사는 미국인들은 그들 특유의 미국화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40) 프랑스는 국토의 2/3 이상이 평야와 낮은 구릉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농업이 성하며 국토 중 삼면이 대서양과 지중해에 접해서 해산물의 이용이 많고 목초지가 많아 축산업이 발달하였다.

프랑스는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모두가 풍부해서 식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요리가 급속도로 발달하였고, 오늘날까지 그 명성을 빛내고 있다. 프랑스 국민들은 창의력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요리의 미각뿐 아니라 시각적인 효과를 상당히 강조한다.

가장 큰 예로 1980 년대 많이 거론되던 ‘새로운요리’란 뜻을 가진 누벨퀴진(nouvelle cusine)은 프랑스 요리의 시각 효과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41)

프랑스 관광공사(maison de la France)에서는 프랑스의 음식문화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프랑스음식(France gastronomie)’이 라는 특수관광 홍보책자를 제작, 배포하고 있으며, 각 지방의 관광위원회에서 도 관광안내 책자에서 향토음식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42)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식료품매장에서부터 백화점의 식료품 디스플레이, 레스토랑의 테이블코이네이션, 메뉴개발, 영화와 TV 드라마 속의 요리스타일링, 파티 전문 코디네이션, 광고와 음식 전문잡지 스타일링, 푸드 라이팅 (food writing) 등 분야별로 세분화 되어 푸드 코디네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음식 사진에 표현된 푸드스타일링 의 특징을 살펴보면 동양의 원색적이거나 무채색보다는 파스텔톤의 색채를 배경색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유럽풍의 화려한 금박무늬, 꽃무늬 뿐 아니라 투명한 유리제품이나, 백색 도자기 식기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나라들이 음식 자체에 색을 입히는데 반해, 서양은 음식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식공간과 테이블탑의 요소들을 특정한 색으로 꾸민다.

발렌타인데이는 붉은색, 부활절에는 옅은 자색과 노란색, 추수감사절에는 주황색, 갈색, 노란색, 크리스마스에는 붉은 색과 녹색처럼 대부분의 축제일은 색으로 장식되기 때문에 색의 이미지가 식공간의 이미지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43)

서양 음식의 형태도 평면적으로 펼쳐놓는 스타일보다는 입체적으로 쌓아 올리는 스타일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