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더위가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는 바닷속의 풍경도 달라집니다. 여름 동안 뜨거웠던 바닷물이 차가운 물과 만나게 되는데요. 이때 자연스럽게 바다의 수온이 바뀌면서 플랑크톤의 양도 늘어나게 됩니다.
플랑크톤이 많아지면 바닷속 수산물들의 먹이도 많아져 풍부한 영양분을 섭취하게 된답니다. 가을철 수산물이 플랑크톤을 많이 먹고 자라서인지 맛이 더 담백하고 고소하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그야말로 수산물 풍년입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수산물이 고기잡이배에 가득 실려 만선을 이루는 계절입니다. 가을철 수산물을 꼽으라면 전어가 가장 유명합니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어의 맛이 가장 좋은 때가 가을입니다.
전어는 봄에 산란기를 거친 뒤 여름 내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고 지냅니다. 이때 몸의 길이가 20cm 정도 자라는데 일 년 중 가장 지방질이 많아서 맛이 최고로 고소해집니다. 봄이나 겨울 전어보다 가을 전어가 지방질이 3배나 높다고 합니다.
가을 전어와 더불어 가을 수산물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새우와 꽃게입니다. 가을철의 새우는 감칠맛을 내는 글리신이 풍부해서 맛이 더욱 고소합니다. 꽃게는 4월~6월 봄철과 9월~10월이 제철인데, 봄에는 알이 꽉 찬 암컷이 좋고, 가을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수컷이 좋습니다.
광어는 10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인데 늦가을에 먹는 것이 맛이 좋습니다. 봄에는 산란기여서 맛이 가장 크게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먹지 않습니다. 삼치는 가을부터 살이 통통하게 올라와 지방질 함량이 높습니다.
쫄깃쫄깃 씹는 맛이 좋은 낙지는 9월~12월에 가장 많이 잡힙니다. 이때 잡히는 다리가 긴 대낙은 맛이 부드럽고 씹히는 맛이 좋습니다. 낙지 못지않게 영양이 풍부한 문어도 가을철이 제철로 맛이 더 쫄깃합니다.
‘바다의 인삼’이라고 불리는 해삼은 가을에 가장 맛있습니다. 몸이 잘려도 원래대로 다시 자라는 만큼 생명력이 강한 수산물로 영양분도 아주 풍부합니다.
♣ 가을 수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