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의제도
동양에서는 음식의 중요성을 예전부터 인식하여 식의라는 제도를 두었다. 『周禮句解』에 의하면 ‘식의가 2명이 있는데 음식을 제때에 섭취하지 못하면 질병에 걸리기 때문에 식의를 둔 것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는 식의가 아니라 사의로 발음하라고 되어 있으나 관례상 식의로 표기하였다.
식의를 둔 이유에 대하여 『周禮集說』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식의는 임금의 음식이 조화가 맞는지 전담하였다. 주역에 군자는 음식을 절도 있게 한다고 하였듯이 대개 질병의 시작은 기와 몸의 부조화에서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음식이 절도가 없을 때 비롯된다.
대개 음식은 사람의 근본이 되니, 근본이 잘 양생되면 잘 자라지 않는 것이 없고 근본이 잘 양생되지 않으면 소멸하지 않는 것이 없다. 병이 없을 때 순응하여 잘 섭생하면 질병이 어찌 올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식의가 설치된 까닭이다.’라고 하여 평소 음식을 잘 섭취하여 질병이 나지 않도록 섭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식의제도를 둔것이라고 하였다.
『周官新義』에서는 ‘오미 · 오곡 · 오약으로 병을 다스린다. 기가 부족하면 정으로 보충하고 정이 부족하면 미로서 보충하니 미는 정을 기르는 것이다. 곡식은 형을 기르고 약은 병을 치료하는 것이니 정을 기르는 것이 근본이고, 형을 기르는 것이 다음이고, 병을 치료하는 것이 말이 된다. 이것이 치료의 순서이다.’고 하여 음식으로 정과 형을 기르는 것이 약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음식으로 섭생하는 것은 매우 중시하는 것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黃帝內經素問』에 의하면 ‘대독(大毒)은 병을 치료하는데 10중 6을, 중독(中毒)은 10중 7을, 소독(小毒)은 10중 8을, 무독(無毒)은 10중 9를 제거한다. 그러나 곡식·고기·과일·채소 등은 잘 먹어 요양하면 병을 모두 낫게 할 수 있으니, 이를 가볍게 여겨 정기를 상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여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약물로 치료할 때 하품보다는 상품이 좋지만, 음식보다는 떨어지니 평소 양생을 중시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서 ‘곡식으로 몸을 기르고, 과일도 도와주고, 가축으로 힘을 북돋으며, 채소로 보충한다.’라고 하여 음식으로서 보정익기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예전부터 ‘음식으로 섭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신이 실생활에서 생활의 지침으로 되었다.『壽親養老新書』에서는 ‘만약 질환이 생기면 먼저 식의 방법으로 그 증상을 살펴 음식으로 치료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을 쓰되 그 장부를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노인의 경우를 설명하고 있지만, 질환이 생기면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였고, 약을 사용하여도 장부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한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질병치료이후의 섭생에도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壽親養老新書』에 ‘만약 숙질이 있어 때때로 나타나면 그 증상에 따라 이를 중화시키는 탕약을 3~5일정도 쓴다. 증상이 없어진 다음에 음식을 조정하는데 식의의 방법에 따르고 식성에 따라 반찬을 바꾸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하여 질병치료 후의 섭생을 음식으로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평소 음식으로 섭생하는 것의 중요성은 『黃帝內經素問』의 ‘성인은 이미 발병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이 나기 전에 다스리고, 세상이 어지러운 다음에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어지럽기 전에 다스리는 것이다.
병이 이미 난 다음에 약을 사용하거나 세상이 어지러운 다음에 다스리는 것은 갈증이 난 다음에 우물을 파거나 다툼이 있는 다음에 무기를 만드는 것과 같으니 이미 늦은 것이다. 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즉 질병이 걸린 다음에 치료할 것이 아니라 평소 음식섭생을 잘 해서 병이 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