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기름과 참깨는 많은 양이 쓰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미각과 후각을 매료시키는 민족고유의 향신료
○ 신라 신문왕 때부터 폐백품목에 들어갈 만큼 맛과 향을 돋우어 주는 참기름은 우리 식탁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맛의 요소
- 채소류인 나물에 가장 요긴하게 쓰이며 갈비, 불고기 등의 육류요리의 양념, 비빔밥․비빔국수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품목
*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서 참기름 한 방울로 행복해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며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깍두기 국물, 간장에 한 방울을 넣어 맛있게 비벼먹던 추억이 남아 있을 만큼 우리를 즐겁게 해준 향신료
□ 참기름은 우리 음식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향신료로 오히려 빠진 음식을 헤아리는 것이 빠를 정도
○ 민족의 전통음식인 유밀과(약과, 한과, 강정 등)을 만드는 필수재료로 고려시대부터 애용
○ 약밥은 찹쌀밥에 참기름과 꿀얼 넣어 맛을 내어 쩌낸 밥이며 떡류가 붙지 않게 발라준다던지 화전(花甎)을 부칠 때도 사용
* 진달래, 국화전 같은 계절놀이에 빠지지 않았으며 주악, 부꾸미 등을 지져먹는 기름으로 사용
○ 제주의 옥돔구이와 같이 생선에 참기름을 발라 굽거나 동태전, 호박전 등을 지질 때도 사용
○ 몸이 약한 환자에게 먹이던 흰죽은 참기름을 부어 볶은 쌀로, 미역국, 미역냉국, 오이냉국, 떡국 등도 참기름으로 볶은 후 조리
- 된장이나 고추장을 쓴 찌개에는 사용하지 않으나 소금이나 새우젓으로 간을 하는 맑은 찌개는 마지막에 참기름 한 방울로 마무리
○ 나물이나 생채도 다른 양념을 먼저 넣어 부치고 마지막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맛과 향을 이끌어 내는데 이용
* 보통 참기름은 생나물을 무칠 때, 들기름은 묵거나 말린 나물을 무칠 때 사용하며 나물에 들어있는 비타민 A의 흡수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음
○ 소의 콩팥, 천엽, 간류를 먹을 때 참기름에 소금을 넣은 장에 찍어 먹으며 쇠고기 육회는 간장, 참기름, 후추를 넣어 버무림
- 불고기, 갈비찜, 갈비구이 등에 쓰이는 양념간장은 설탕, 다진 파, 마늘, 후추 가루와 함께 참기름과 깨소금을 첨가하여 풍미를 돋움
○ 감자, 고추, 깻잎, 김, 가죽나무 잎을 튀겨 버무린 부각이나 김, 미역자반 역시 참기름으로 양념한 것을 다른 기름으로 튀겨냄
- 김이나 더덕구이 역시 참기름을 발라 구우며 육포(肉脯)도 잘 발라진 살에 간장, 꿀, 후추등의 양념을 바른 후 참기름으로 마무리
* 볶음고추장은 조선시대의 규합총서(1815)에도 등장하는데 맛좋은 고추장에 쇠고기, 참기름, 설탕, 파 등을 넣고 볶아 저장하였다가 먹는다고 기록
□ 통깨, 볶은 깨, 깨소금은 강정과 한과의 중요한 재료이며 북어, 아귀 등의 찜 요리의 마무리, 전 등을 찍어먹는 양념간장에 이용
○ 깨를 주재료로 만든 과자는 흑임자다식, 깨엿강정 등이 있으며 떡으로는 깨경단, 인절미, 깨찰편, 송편 등에 사용
○ 주식으로는 검은 깨로 쑨 흑임자죽(임원십육지, 1827), 깻국수(쇄미록, 시의전서 1800년대 말) 등이 있음
나라를 휘청 이게 만든 참기름
▷ 예로부터 지마유(芝麻油), 향유(香油), 진유(眞油)로 불린 참기름은 고려시대 처음 등장한 유밀과에 쓰였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유밀과를 금지시키기도 했음
- 고려명종 22년 각종 행사에 유밀과가 너무 많이 쓰여 국가보유분이 고갈되면서 민간에서 공물로 염출하는 등 폐단이 심해짐에 따라 금령이 내려짐
- 충렬왕 8년, 충선왕 2년, 공민왕 3년 등 여러 차례 내려졌으며 조선시대에도 하여 태조, 세종 원년 등 여러 차례 공사(公私)의 연회, 사대부 잔치에 사용을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