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깨.팥 이야기

우리나라 달떡만 반달 모양?

▷ 한․중․일 삼국의 달떡은 여름의 노동을 치하하고 풍요로운 수확에 감사하는 의미를 내포(‘11. 9. 8, 한국일보)

- 중국의 월병과 일본의 츠키미당고는 보름달 모양이나, 한국의 송편은 반달 모양으로 더욱 성숙하고 풍성해지라는 의미가 담김

○ 명절 및 기념일에 축하와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많이 먹으며, 전통음식에서 주로 이용

- 정월대보름을 의미하는 원소절(1월 15일, 元宵節) 원소(元宵), 단오절(5월, 5일) 종자(粽子), 중추절(8월 15일) 월병(月餠)의 중요 재료

* 종자는 정치가이자 위대한 시인 ‘굴원(屈原)’을 추모하는 것으로, 비방에 의해 쫓겨난 굴원이 자살하자 물고기들이 시신을 뜯어먹지 못하게 팥을 던진 데서 유래

- 기장과 콩고물로 만들어 먹는 북경을 대표하는 뤼다군(驢打滾), 대만의 결혼식에서 나누어 먹는 뤼또우펑(綠豆餠) 등도 유명

□ 일본의 ‘09년 팥 생산량은 우리나라의 10배 규모인 5만 8천 톤에 달하나, 수요량에는 미치지 못하여 2만 8천 톤 가량을 수입

○ 주산지는 홋카이도(北海道), 이와테현(岩手縣), 아오모리현(靑森縣), 후쿠시마현(福島縣) 등이며, 홋카이도가 전체의 88%를 차지

* 전통음식은 국내산 팥, 일반 식재료는 수입산을 사용하는 등 이분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는 왜 팥이 많이 날까?

▷ 14세기 이후 일본 본토의 홋카이도 개척 초기, 쌀 재배를 금지하고, 상업작물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면서 재배지역이 급격하게 확산(北海道貿易物産振興會)

- 북해도의 여름은 장마가 없고, 특히 팥의 생육에 중요한 6∼8월에 일조시간이 길어 질 좋은 팥을 생산하는데 유리

- 1896년 홋카이도의 토카치 농업시험장(十勝農試)은 재래종에서 우량품종을 선발하기 위한 비교시험을 시작하면서 팥 관련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

○ 주요 품종으로는 ‘에리모쇼우즈’, ‘키타노오토메’, ‘슈마리’ 등이 있으며, 홋카이도 생산량의 50%를 에리모쇼우즈가 차지

* ‘에리모쇼우즈’는 질병과 추위에 강하고 수확량이 안정적이며, 맛 등의 품질도 우수하여 홋카이도의 기후와 재배여건에 맞는 품종(일본 農林水産省)

○ 소비량의 70%는 떡의 소(餡)로, 13%는 달달하게 졸여놓은 일본 간식인 아마낫토(甘納豆) 등의 과자용으로 사용

□ 일본에서 팥은 ‘04년 콩류 생산량의 20%에 불과하나, 콩류를 이용한 향토음식 47가지 중 53%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요리 소재

○ 이와테(岩手)의 경단(浮き浮きだんご)과 도치키(栃木)의 경단(芋ちやのこ)은 농번기가 끝나는 늦가을에 먹는 마무리 음식

○ 후쿠시마(福島)의 팥떡(あかあかもち)은 정월에 먹는 귀한 음식으로, 아오모리(靑森)의 팥 국수(小豆ばつとう)는 대용식으로 인기

○ 교토(京都)의 찹쌀떡(いばらもち)은 향토음식을 넘어 전 국민이 애용하는 간식으로 유명

○ 나라(柰良)의 호박팥범벅(かぼちゃのいとこねり)은 동짓날에 조상 신과 부처님께 공양 후에 먹는 특별한 음식

○ 에히메현(愛媛) 링만(りんまん)은 4월에 열리는 시코쿠(松山)의 축제를 기념하고, 꽃놀이 때 도시락에 넣어 즐기는 간식

○ 가고시마(鹿兒島)의 카카랑당고(かからん団子)는 팥과 쑥을 이용해 떡을 만들고, ‘카카라’라는 나무의 잎으로 싼 찹쌀떡

* 대나무 껍질에 싼 찹쌀과자(あくまき)와 함께 오월 단오에 먹는 향토음식

□ 일본의 유명 화과자(和菓子), 만주(万頭) 등을 만드는 기업, 가게, 장인(匠人)들은 최고의 품질을 지향하기 위해 일본산만을 이용

○ 8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 토라야(虎屋), 550년 전통의 오사카 스루가야(駿河屋)는 화과자를 예술의 경지까지 이끈 장인(匠人家)

○ 도쿄 우에노(上野)의 명물인 우사기야(うさぎや), 아사쿠사 가미나리몬(淺草雷門)의 카메주(龜十)도 홋카이도 산 팥만을 사용

○ 게이오 백화점 신주쿠점의 하나조만주(花園万頭), 교토의 100년 된 카사기야(かさぎ屋)의 삼색 하기노모치(萩乃餠)도 국내산을 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