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류식 소주 제조를 위한 원료처리
우리나라 소주의 제법은 동의보감(1611)을 비롯하여 지봉유설(1613), 음식디미방(1670경), 주방문(1600말), 산림경제(1715), 증보산림경제(1766), 역주과방(1700말) 외에 1800년대 중반까지 다양한 문헌에 소개 되있다. 소주의 재료는 멥쌀, 물, 누룩, 찹쌀, 탕수, 나락, 홍곡, 계피, 사상, 기장쌀, 수수, 보리쌀, 옥수수, 백설기, 밀 등이 사용되었다. “규합총서”에만 홍곡, 계피, 사상, 지초가 수록되어 있었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 “조선고유색사전”에는 기장쌀을 사용하였으며, “조선고유색사전”에만 밀을 사용하였다.
○ 원료
소주는 발효주를 증류한 것으로 소주에 사용되는 원료로는 물, 쌀 등의 원료에 포함되어 있는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시키는데 필요한 누룩 및 주원료로 나눌 수 있다. 보통 주원료는 소주제조장 주위에서 생산되는 대표농산물이 사용되며, 이 주원료에 따라 소주의 특징이 구분된다. 소주를 제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은 소주 1kL를 생산하는데 약 25t이 필요하다.
○ 누룩
소주 제조에는 보통 산을 많이 생성시킬 수 있는 낱알누룩이 사용되는데, 이러한 방법은 발효과정 중 부패를 방지해 안전하게 알코올을 확보할 수 있으며, 산과 알코올의 에스테르결합으로 생성되는 성분이 좋은 향을 내기 때문이다. 쌀 낱알 누룩제조에 사용되는 균의 산생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쌀의 수분흡수율을 증가시키고, 균이 증식된 이후 품온을 낮추어 주어야 한다. 따라서 소주제조용 누룩 제조에 있어 흡수율과 품온관리가 중요하며, 보통 쌀의 흡수율은 33~36%, 보리는 38~42%로 하고 있다.
○ 주원료
소주의 제조에 있어 주모와 물 및 효모를 1차 혼합한 발효액(1단담금)에 주원료를 더해 2차 발효를 시키는데 이때 사용되는 주원료의 종류에 따라 쌀소주, 감자소주, 보리소주 등으로 나뉜다.
① 곡류
쌀은 누룩제조 이외에 덧밥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므로 중요한 원료이다. 현미의 단백질 함량은 6~8%로 다른 곡류에 비해 약간 낮으며, 탄수화물이 많다. 쌀은 정미가 진행됨에 따라 외곽층에 많이 분포하는 단백질 및 지방 함량이 낮아지고 전분이 증가한다.
쌀은 지질은 2~3%로 정미에 따라 변화가 커서 90% 백미에서 1% 전후로 감소한다. 특히, 지방은 유취의 원인이 되므로 그 함량을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표 1). 증류식 소주제조에 사용되는 쌀보리는 쌀에 비해 단백질 및 지질과 섬유질 함량이 높고 전분가가 비교적 낮다.
침지 시 수분 흡수가 빠르며 발효시에는 탱크 상부에 두꺼운 층을 형성함으로써 오염의 염려가 있다. 또한 쌀보다 난분해성 섬유질의 함량이 높아 증류폐액의 점도가 상승하여 폐액 처리에 불편을 초래하기도 하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정공장에서 일부 사용하고 있다.
메밀은 외피가 딱딱하여 물 흡수가 어렵기 때문에 탈곡한 알갱이를 한번 더 파쇄하여 사용한다. 옥수수는 껍질과 배아를 제거한 후 파쇄하고 열처리한 압편 옥수수를 사용한다.
② 감자류
고구마 소주는 1872년 서유구가 저술한 임원십육지에 감저주방, 감저소주방의 제조방법이 기술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소주제조에 사용된 것으로 여겨지나 현재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을 중심으로 다량 판매되고 있으며 2008년부터 소주감평회에서 품질을 평가할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는 소주이다.
③ 물
소주는 사람이 먹는 것이므로 양조용수는 수돗물의 수질기준에 따른다. 그러나 수질기준에 적합하더라도 철 등의 성분은 주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공정상 불필요한 성분은 기준이하로 관리하여야 한다. 그러나 발효를 촉진하는 인(P), 칼륨(K), 염소(Cl) 등의 유용무기성분은 함유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조 용수 중에서도 알코올 도수를 맞추기 위해서 제품의 희석에 사용되는 물은 직접적으로 제품이 되므로 수돗물보다 깨끗하고 이취가 없는 물을 사용한다. 또한 철과 망간은 제품의 혼탁을 유도하는 원인물질이 되므로 0.02ppm이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 원료처리
원료처리는 세척, 침지, 탈수, 증자, 냉각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청주제조와 달리 다양한 원료를 사용하므로 처리방법도 다양하나 쌀과 보리는 청주제조와 유사하다.
① 세척
곡류는 원료표면에 붙어있는 쌀겨나 불순물을 씻어 내며, 감자류는 진흙을 깨끗이 제거하여야 한다. 원료세척에는 세미기나 물수송방식의 세척기도 사용되지만 비교적 규모가 있는 공장에서는 제국까지 겸한 회전드럼식 제국장치를 이용하는 곳도 많다.
② 침지
침지의 목적은 원료를 호화시키는데(익히는데) 필요한 수분을 흡수시키기 위한 것이다. 누룩을 만들기 위한 원료는 증미한 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수분함량이 되도록 조절하여야 한다. 수분함량이 많은 감자류나 밤, 호박 등은 침지할 필요가 없다. 수분흡수율은 물 빼기 한 후 25~35%가 표준으로 쌀은 30분 이상, 보리는 40분 이상 침지한다.
쌀겨나 메밀가루 등은 분체원료는 침지할 수 없기 때문에 원료에 일정량의 물을 뿌리면서 뒤섞어주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물 빼기 시간은 원료 특성과 작업환경에 따라 1시간부터 24시간 까지 크게 다르다. 물 빼기 중에 흡수한 물이 원료에 균일하게 퍼지는 것이 중요하다.
③ 증자
증자는 원료중의 전분을 호화하여, 미생물의 증식을 용이하게 하고,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에 의해서 원료가 분해되기 쉬운 상태로 하기 위해서 실시한다. 동시에 원료에 존재하고 있는 미생물의 살균도 겸하고 있다. 증자시간은 쌀을 기준으로 15분으로 충분하지만 원료내부까지 충분히 호화시키기 위해서 실제로는 40~60분 정도 행해진다.
회전드럼식 제국기는 증기를 넣어 원료의 온도가 100℃에 오른 후 40~50분 동안 증자를 한다. 고구마는 세척 후 썩은 부위와 양쪽 끝을 자른 후 시루나 증기에 익히나 drain이 다량으로 생기므로 drain을 제거시키면서 60분 동안 찐다. 쌀겨 등의 분체물은 찌면 경단 같은 덩어리가 되기 쉽게 때문에 열처리한 후 망을 통과시킨 후 방냉한다. 증자된 원료는 38~40℃가 될 때까지 냉각하고 물을 부어 발효를 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