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맥주 연대기
맥주는 보리의 기원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수메르인들이 처음 이용하였다고 추정되며, 뒤를 이은 바빌로니아는 이집트로 맥주를 수출할 정도로 발달하였으며 맥주의 제조, 판매, 품질관리를 위한 법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로마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된 맥주는 수도원과 독일 ‘맥주 순수령’의 영향으로 현대 맥주의 전형이 확립 되었으며, 효모의 발견과 냉장기술 등의 과학 발달로 맥주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이루어졌다.
2. 맥주본색
맥주는 보리(맥아), 물, 효모, 홉의 4가지로 만드는데, 맥아는 알코올이 되는 맥아당의 원천이고, 효모는 발효를 담당하며, 홉은 향과 쓴맛을 내는 향신료인 동시에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
발효 방식에 따라 효모가 위에 떠서 발효되어 진한 색과 풍부한 과일향이 특징인 ‘상면 발효 맥주’, 발효된 효모가 맥주 바닥에 가라앉아 투명한 황금색과 풍부한 탄산의 청량감을 자랑하는 ‘하면 발효 맥주’, 우리의 전통 누룩과 같은 대기 중의 균체를 이용해 발효시키는 ‘자연 발효 맥주’로 나뉜다.
3. 맥주가 농업을 만났을 때
세계의 맥주 소비량은 지난 27년간 계속해서 늘어나 ‘12년 3,747억 병(500 mL 기준)에 달하는 규모까지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소형 양조장 맥주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대량 생산 맥주 일색의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맥주 맛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 제기와 외국산 맥주의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우리만의 지역특화 맥주 산업화가 시도되고 있다. 최근 보리 주산단지를 중심으로 로컬푸드 개념이 도입된 지역특화 맥주 산업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 보리만을 이용한 제주 맥주 ‘제스피’를 선두로 하여 고창, 순창, 김포, 홍천 등으로 지역특화 맥주 산업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관광 사업과 연계한 맥주 축제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4. 시사점
지역특화 맥주 산업육성은 전통주에 한정된 우리 술 산업의 영역을 넓히고, 국내 보리와 홉 생산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특화맥주 산업을 위한 기술 개발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즉,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 지역 맞춤형 품종의 육성·보급부터 제품 개발까지의 일원화 체계가 중요하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전통문화 및 관광산업 육성 정책과 연계하여 지역 맥주와 보리 산업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사업 개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