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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3. 나눔, 넉넉한 품을 나누는 손님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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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대종택 양진당의 기품 스민 손님상 「풍산 류씨 입암 류중영 종가」

하회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 잡은 별신굿 탈놀이가 양반을 풍자하는 것이었으니, 넉넉한 품새를 짐작할 수 있다. 품새를 비추는 대표적인 댁이 풍산 류씨 대종택 양진당이다. 서애 류성룡 대감 또한 영의정에 제수되기 전까지 생활했던 곳이기도 하다.

♣ 우리 맛의 기품이 세계를 향해 열리다

물돌이동, 물이 돌아가는 하회(河回)마을은 풍산 류씨 반촌이다. 산은 강을 감싸 안고 강은 산을 휘감아 흐르는 형상, 물이 휘감아 흐르고 있는 땅의 형태는 짐을 가득 실은 배가 나아가려 하는 ‘행주형(行舟形)’이기도 하려니와,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여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이기도 하다.

모두 풍요와 다산을 의미하는 것이니, 이 마을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풍요를 이루고 나라에 훌륭한 인재를 다투어 내어놓은 것은, 그렇게 이미 정해진 바였겠다. 반촌이었으나, 마을을 이루는 계층 모두가 한몸 같이 600년 세월을 살아내 온 곳이기도 하다.

풍산 류씨 대종택 양진당의 손님상차림 「풍산 류씨 입암 류중영 종가

하회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 잡은 별신굿 탈놀이가 양반을 풍자하는 것이었으니, 넉넉한 품새를 짐작할 수 있다. 그 품새를 비추는 대표적인 댁이 풍산 류씨 대종택 양진당이다. 서애 류성룡 대감 또한 영의정에 제수되기 전까지 생활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회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양진당을 찾는 손님도 변모한다. 우리 맛의 기품이 세계인을 향해 열리는 것이다.

손님상의 꾸밈 또한 특별히 신경 써, 음식이 이뤄지는 원리를 상차림에 구현하기 위해 애쓴다. 입암 종가의 이정숙(61세) 종부는 풍산 류씨 대종택 양진당 음식의 기품을 상징한다. 그의 손에서 피어나는 음식들이 그러하다

대종택 양진당의 기품 스민 손님상 「풍산 류씨 입암 류중영 종가

♣ 풍산 류씨 대종택 양진당의 손님상차림

양진당의 위엄과 기품은 상차림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상차림은 묵채밥, 보푸라기(대구포, 육포), 다시마채, 밀쌈, 육말, 메뚜기볶음, 전과 적, 상어피편, 오방색 연근찜, 약과, 다식, 약식, 정과, 강정, 마른안주, 술로 이루어져 있다.

▪ 상어피편

종가음식 상어피편

상어 껍질을 살과 비늘을 제거해 손질한 후 껍질만 가지고 오래 조린다. 조린 뒤에 반 정도 식혀 홍고추, 풋고추를 넣어 굳힌다. 가지런히 썰어서, 초간장에 실고추와 마늘 채를 넣어 곁들여 놓는다.

▪ 다시마채

종가음식 다시마채

다시마채를 썰어 기름에 튀긴 다음, 얼른 건져내 설탕만 약간 넣고 섞는다. 뒤에 껍질을 벗긴 깨를 넣어 장식한다.

▪ 밀쌈

종가음식 밀쌈

오방색을 내어 색도 맛도 정성을 담았다. 홍고추, 풋고추, 쇠고기, 죽순, 표고버섯, 달걀지단을 채로 썰어 속을 준비한다. 쌈을 씌우는 겉옷은, 밀가루에 빨강(백년초, 맨드라미, 자색고구마 등), 검정(흑미), 노랑(치자), 흰색, 파랑(쑥가루) 물을 들여 입힌다.

▪ 육말, 메뚜기볶음

종가음식 육말, 메뚜기볶음

육말은 쇠고기를 잘게 다져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고추장에 참기름을 넣고 볶아서 만든다. 껍질을 벗긴 깨와 잣을 넣는다. 메뚜기볶음은 메뚜기 말린 것을 잘 손질해서 볶고 깨로 장식한다.

▪ 오방색 연근찜

종가음식 오방색 연근찜

연근의 구멍마다 오색 물을 들인 쌀을 쪄서 박아 넣는다. 가운데는 흑미를 박았다. 연은 간을 조금 해 살짝 찌거나 삶는다. 오색 찹쌀을 물을 들여 쪄야 하므로 한 솥에 다 할 수 없다.

▪ 마른안주

종가음식 마른안주

오징어쌈, 인삼대추전, 서여향병, 표고버섯 지짐, 육포를 놓고 한가운데 전복초로 장식했다. 오징어쌈은 마늘종을 가운데 넣고 칼집을 넣은 오징어 살로 만다. 서여향병은 마에 찹쌀가루를 입혀서 지져 낸다. 거기다 꿀을 입히고, 잣가루를 고루 뿌려 고명으로 삼는다. 꽃과 줄기는 대추로, 잎은 국화잎으로 장식한다.

♣ 물은 굽이쳐 흐르지만 중심은 늘 그 자리에 이정숙 종부

「풍산 류씨 입암 류중영 종가」이정숙 종부

이정숙 종부는 스물넷 나이에 풍산 류씨 가문으로 시집왔다. 친정은 진성 이씨 집안, 퇴계 선생의 15대손이다. 친정은 선비의 기개를 잃지 않은 곧은 집안으로, 향산 이만도 선생 아래 3대가 독립운동에 투신해 27명의 독립운동가를 낳았다.

이정숙 종부는 결혼 후 종손의 직장을 따라, 안강을 거쳐 울산에 정착한다. 종손의 퇴직과 함께 2006년 종택으로 들어오게 된다. 1년에 한 달 가까이 종가의 크고 작은 제사를 모시기 위해 회사를 빠지고 종택을 찾는 종손과 함께 두 아들 건사하며 제사를 챙기느라 혼곤한 시절을 보냈다.

1980년 동짓달 스무날, 시아버지 9일장을 치르던 때였다. 매서운 동지 추위에 교통이 끊겨 가까운 주변 일가만으로 치른 장례였지만, 소 두 마리, 쌀 아홉 가마와 보리쌀 한 가마를 썼다.

이정숙 종부는 풍산 류씨 내림 가양주와 이화주를 통해, 소동파가 반했다는 중국의 ‘동정춘’ 못지않은 우리 술 문화를 세상에 알릴 작정이다. 배꽃 필 무렵 술을 담그는 이화주는 태워(물에 희석해) 고급 막걸리로 먹거나, 젖 부족한 아이, 집안의 어른들이 자시도록 한다. 쌀도 귀한 시절, 이화주는 정말 귀한 술이었다.

♣ 진리를 기르는 집, 양진당에서 우리는

「풍산 류씨 입암 류중영 종가」종가

풍산 류씨는 풍산 상리에 살았으므로 본향이 풍산이다. 제7세 전서(典書) 류종혜(柳從惠) 선생이 물의 흐름이나 산세며 기후조건 등을 몸소 살펴, 이곳으로 터를 정해 세거했다고 한다. 입향에 관하여 종가에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마을에 터를 잡고 집을 지으려 하자, 기둥이 세 번이나 넘어져 크게 낭패를 당하게 된다. 어느 날 꿈에 신령이 나타나, ‘여기에 터를 얻으려면 3년 동안 활만인(活萬人) 하라’는 계시를 준다.

입향조께서는 큰 고개 밖에다 초막을 짓고 행인에게 음식이며 노자, 짚신을 나누어주고, 참외를 심어 인근에 나누어주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서야 하회마을에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입향한 뒤 풍산 류씨 가문은 입암(立巖) 류중영(柳仲), 귀촌(龜村) 류경심(柳景深), 겸암(謙菴) 류운룡(柳雲龍),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선생 등 조선 중기 명신들을 배출하며 더욱 번성하게 된다.

진리를 기르는 집, 양진당(養眞堂). 양진당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있는 조선 중기의 건물로 보물 제306호다. 하회에서는 보기 드물게 정남향이다. 양진당에는 ‘입암고택(立巖古宅)’이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있는데 입암(立巖) 류중영 선생의 종택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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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농사로 •Rda 인트라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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