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요리 전도사 ‘유유안’ 총괄셰프는
‘미쉐린가이드 2017 서울편’에서
호텔 중식당으로는 유일하게 별(1스타)을 받았다.
❞“한국에 제대로 된 광둥 음식을 선보이겠다.”
지난 2015년 8월 사이먼 우 포시즌스호텔 ‘유유안’ 총괄셰프가 첫 한국행을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세운 목표다. 그로부터 약 1년여 만에 사이먼 우 셰프의 노력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유유안은 지난해 발간된 ‘미쉐린가이드 2017 서울편’에서 호텔 중식당으로는 유일하게 별(1스타)을 받았다. 특히 문을 연 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호텔의 레스토랑이라는 점이 미쉐린가이드 선정에 의미를 더했다.
“처음부터 정통 광둥요리를 고집했는데,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미쉐린가이드 등재를 계기로 광둥요리에 대한 한국인 인식이 보다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정통 중식을 표방하는 중식당이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둘째 형까지 대대로 요리사 집안에서 자란 사이먼 우 셰프는 자연스럽게 셰프의 길에 들어섰다. 어렸을 적부터 보고 자란 광둥요리에 가장 능숙하지만, 베이징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베이징덕 등 지역별 특성이 살아 있는 요리를 고루 익혔다.
35년이 넘는 셰프 경력 가운데 25년을 더 페닌슐라 베이징, 산둥 인터내셔널호텔 등 중국과 홍콩의 최고급 호텔에서 웍을 잡으면서 고급스러운 정통 중화요리를 추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짜장면·짬뽕 없애고 정통중식 추구
♣ 신선한 재료 수급 위해 中농가 계약
고급 광둥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중국에서 함께 일하던 셰프 3명을 직접 데려왔지만, 처음엔 우여곡절이 많았다. 유유안 오픈 초기 ‘정통 광둥요리’에 낯설어하는 고객들로부터 불만이 적잖게 터져 나왔다.
“고객 불만 중 대부분은 짜장면, 짬뽕, 탕수육 같은 메뉴가 왜 없느냐는 것이었어요. 그때마다 정통 중식이 아닌 메뉴는 다루지 않는다고 직접 설명을 드리면서 이해를 구했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차차 유유안의 음식을 인정하고 찾아주시는 분이 늘기 시작했어요.”
더욱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식재료 수급. 자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광둥요리는 그 특성상 신선한 재료의 수급이 생명이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광둥요리에 쓰이는 다양한 재료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고민 끝에 한국인 입맛에 맞으면서도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메뉴를 새로 구성하고, 중국에서만 재배되는 일부 채소는 중국 현지 농가와 직접 계약을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
“전화위복이랄까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정통 중화요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들을 계속 찾아내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이먼 우 셰프에게는 독특한 원칙이 하나 있다. 주방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음식의 맛을 다 본 후에야 서빙을 한다는 것.
일일이 맛을 다 보면서 머릿속에 떠올린 맛이 그대로 재현된 음식만을 내보낸다. 그는 또 고객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음식을 남겼을 때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피드백을 받아 개선점을 꼭 찾는다.
“요리는 셰프와 고객과의 대화라고 생각해요. 제 요리를 통해 한국에 중국의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