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육의 연도는 다즙성, 풍미 등과 함께 소비자가 육질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질기고 연한 정도를 나타내며 가축의 종류, 품종, 나이, 근육의 부위, 도축조건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기본적으로 결합조직과 근섬유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도의 증감은 가축을 도축한 후 근육이 고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강직현상이 나타나고 이 경우 식육은 매우 질긴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근육 내 단백질분해효소의 활성화가 진행되면서 근원섬유를 소편화시키는 등 단백질 조직을 분해시킴으로서 고기가 연해지게 된다.
식육을 연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다양한 방안들이 연구되어 왔고 현재에도 연구 중인데 대체로 생육 자체를 숙성시키는 방법과 첨가물을 넣어 결합조직을 약화시키거나 단백질의 분해속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로부터 불고기와 같은 양념육 형태의 가공품이 발달하면서 첨가물을 넣어 맛의 증진은 물론 식육을 연하게 만들고자 하였다.
이러한 첨가물은 식육 연화에 효과가 있는 천연물인 과일들로 파인애플, 파파야, 무화과, 키위, 배 등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데 따라서 본 글에서는 식육연화제로서 이용되고 있는 과일들을 중심으로 단백질분해효소의 특성 및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고자 한다.
카리카과에 속하는 카리카 파파야의 즙이 많은 열매로서 카리카 파파야는 키가 8m에 이르는 교목으로 야자나무 같은 줄기를 가졌지만 외형과는 달리 목본성은 아니다. 열매는 일반적으로 구형에서 원추형이며, 길이가 75~500mm 또는 그 이상이고 때로는 무게가 9~11.5kg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머스크멜론과 매우 비슷하다.
즙이 많은 과육은 두께가 약 25mm로 짙은 노란색 또는 오렌지색에서 연어살색을 띤다. 원산지가 불분명하지만 멕시코와 중앙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카리카속의 2종 또는 그 이상의 종이 융합되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열대 전역과 아열대의 따뜻한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파파야는 약간 달콤하고 기분 좋은 사향 냄새를 풍기며 많은 나라에서 아침 식사로 흔히 쓰이고, 샐러드, 파이, 셔벗, 주스, 당과 등을 만드는데도 쓰인다. 성숙하지 않은 열매는 파파인(papain)으로 알려진 단백질분해효소가 들어 있는 유액을 함유하는데, 파파인은 소화작용을 돕는 동물성 효소인 펩신과 많이 비슷하다. 이 유액으로 식육의 연화제를 만든다.
세계의 파인애플 생산량 중 통조림용이 차지하는 양이 단연 가장 많다. slice(얇게 썰은 것)가 가장 고가의 생산품이며, 그다음이 쥬스, chunk(큰덩어리), dice(주사위 모양으로 썰은 것)이고, 다른 생산품으로는 과실 샐러드, 설탕 시럽, 주류와 구연산 등이 있다.
신선한 파인애플의 60%가 식용이다. 파인애플에는 브로멜린(bromelin)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있어 식육연화제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한 80~85%가 수분이며, 12~15%의 당분, 0.6%의 산, 0.4%의 단백질, 0.5%의 회분, 0.1%의 지방과 약간의 섬유질 및 여러 가지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C의 함량은 100g당 8㎎에서부터 30㎎까지로 다양하다.
참다래(Kiwi fruit)는 동남아시아 원산의 덩쿨성 낙엽 과수이다.
전세계적으로 다래나무속 식물은 모두 50여종이 분포하고 있는데 거의가 아시아 원산이며, 현재 재배되고 있는 참다래는 원래 중국다래로서 양자강 유역 산림에서 야생하던 것을 20세기 초에 뉴질랜드가 종자를 도입하여 개량한 것이며 과실이 뉴질랜드 국조(나라새)인 키위새(Kiwi)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공적성이 뛰어나므로 다양한 가공제품 즉 통조림, 와인(Wine), 청량음료, 과자, 화장품 등 향기가 있고 과육은 녹색으로 건강을 상징하며 각종 요리에 장식용으로 적합하다.
단백질의 분해효소인 악티니딘(actinidin)을 함유하고 있어서 소화를 돕고 육류나 생선의 연화제로 이용되고 있다. 식육연화제로 키위를 사용한다면 고기 한 근당 1개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무화과는 뽕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관목으로 전 세계에 약 2,000여 종류가 있으며,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면 일대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는데 연간 1,000(M/T) 정도 생산하며, 목포 등 대면적 재배농가에서는 무화과 식초를 생산한다.
무화과는 다른 과일에 비하여 수확량이 많고 비타민, 미네랄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소화촉진, 주독이나 어독에 효과가 있다. 서양에서는 건강식으로 생과가 소비되고 있으며 특히 당분함량이 많아 건과(乾果), 쨈, 젤리, 술, 양갱, 쥬스 등의 원료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생과가 판매되고 있으며 쨈, 식초, 쥬스 등으로 가공 이용되고 있다.
무화과는 단백질가수분해효소인 피신(ficin)이 식육연화제 작용을 하며, 이 효소는 온도가 55℃ 이상일 때 변성이 일어나므로 식육연화제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건조된 무화과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화과의 단백질분해효소인 피신은 식육을 연화하면서 풍미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현재 생식용으로 재배되고 있는 배속식물은 동양계중 남방형인 일본배와 북방형인 중국배 및 유럽계인 서양배 등 3종류가 있다. 이와 같은 배속식물은 현 재배종을 포함하여 30여 종이 분포되어 있으나 이들 모두 그 발상지는 중국의 서부와 남서부의 산지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한쪽은 동부로 동아시아를 경유하여 한국과 일본으로, 다른 쪽은 서부로 이동하면서 그 일부는 중앙아시아와 내륙 아시아로, 또 다른 일부는 코카서스, 소아시아, 서부 유라시아 쪽으로 이동하였다.
배는 식육연화제로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주로 이용하고 있는데 고기를 연하게 할뿐만 아니라 달짝지근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내주며, 고기 한 근을 양념할 때 배는 반개만 갈아 넣으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식육연화제로 이용되는 과일에는 식육단백질의 펩타이드 결합을 분해하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있으며, 이러한 과일마다의 단백질 분해효소는 파인애플에는 브로멜린, 파파야에는 파파인, 무화과에는 피신, 키위에는 액티니틴 등이 대표적이다.
과일의 단백질 분해효소는 식육단백질의 일부가 작은 단편들로 분해 또는 파괴되어 수용성이 되는데 이는 근섬유단백질과 근섬유핵 및 세포를 분해시키기 때문에 나타난다. 단백질 분해효소의 활성 조건은 활성효소의 농도, pH, 온도, 작용시간, 가열 온도에서의 안전성 등에 따라 달라진다.
최적온도는 배, 무화과, 파인애플이 60℃이고 40~70℃에 비교적 높은 활성이 있었다. 또한 파파야는 60℃에서 최대 활성을 나타내었고, 40~80℃ 범위에서 비교적 높은 활성을 나타내었으며, 키위는 40℃에서 최대 활성을, 70℃까지는 안정된 활성을 나타내었다.
최적 pH는 배, 무화과, 파인애플, 파파야의 경우 pH 7.0부근이고, pH 5.0~8.0에서 높은 활성을 나타내었다. 키위는 pH 3.0이 최적이고 pH 5.0~8.0에서 높은 활성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단백질 분해효소의 활성을 촉진시켜주는 물질로 소금을 첨가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연구되었다.
양념육에 식육연화제로 과일을 이용할 경우 과일의 상태, 즉 가공상태에 따라서 원료를 구매해야 효과적인 식육연화제로 이용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식육 연화제로 이용 가능한 과일의 과즙(15%)을 이용할 경우, 파인애플이 연화 효과가 가장 좋았고, 파파야, 무화과, 키위, 배 순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때 양념장 : 물의 혼합비율이 2:1, 산도(pH)가 5.0~5.5부근의 산성일 때 최상의 연화효과가 나타났다고 연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