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지방은 보르도 지방보다 더 서늘하다. 겨울은 더 춥고 여름도 약간 더 선선하다. 밤낮의 기온차가 아주 심하며 봄에는 늦은 결빙이 있고 5월 6월, 10월은 비가 많이 온다.
이런 점에서 레드와인 품종으로는 선선한 기후에 적응을 잘하면서 늦은 숙성을 하는 피노 느와르가 부르고뉴 지방의 최적의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49).
사실 피노 느와르는 재배하기 굉장히 어려운 품종이라고 한다. 빨리 발아하고 빨리 익는 품종으로 썩기 쉬우며 더욱이 발효나 양조도 어려운 품종으로 간주된다50). 따라서 수확량은 매우 불규칙하다고 볼 수 있다.
코트 도 르, 욘느, 마꼬네, 샬로네 지역에서 재배하는데 일단 올바로 양조까지 이르면 최고의 와인이 된다.
부드러운 향기,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여름처럼 향수적인 딸기 맛, 검은 버찌 맛의 혼용, 힘 있고 빛나는 포도주 맛, 감초처럼 쓰면서도 부드러운 맛, 이국적인 향을 은밀하게 풍기는 감각적이고 고집스러운 술이 바로 피노 느와르 품종의 포도주 인 것이다.51).
한편 피노 느와르는 샹파뉴를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한다. 샹파뉴를 만들 때는 껍질을 벗긴 피노 느와르를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샹파뉴 지방에서도 피노 느와르를 많이 재배한다.
부르고뉴의 또 다른 레드 와인 품종으로 우리는 보졸레 지방에서 재배 하는 가메를 들 수 있다. 하얀 즙에 검은 색깔을 지닌 가메 품종은 프랑스와 스위스 외에는 거의 재배되지 않은 품종이다. 그러나 가메 품종의 레 드와인은 향기와 부드러움이 특징이다.
바나나, 딸기, 버찌, 사탕 향을 풍기는 가메 품종은 타닌이 거의 없고 알코올 도수도 낮아 특히 영국 아마츄어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보졸레 와인은 장기 숙성이 아닌 빨리 소비하는 와인이다. 욘느 지방에서는 타닌이 많은 세자르(césar)와 트레소(tressot) 두 품종도 재배하지만 트레소는 거의 재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