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와인은 네고시앙 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르고뉴 와인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는 포도재배자, 협동조합원(coopérateu)r, 네고시앙 그리고 중개인(courtie)r들이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체제를 이루면서 수세기 동안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을 관장해 왔다. 포도재배자와 협동조합원들은 와인을 생산하고 네고시앙들이 숙성 시키며 판매를 담당한다. 중개인들은 생산자와 네고시앙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가 최근에는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다시 말해 생산자들이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를 한다든지 네고 시앙이 포도밭을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부르고뉴 와인 안내서45)에 따르면 부르고뉴 포도재배자들이 부르고뉴 와인의 70%를 생산하지만 직접 병입해 상업화 시키는 와인은 약 20% 정도이며, 포도밭 주인이면서 네고시앙들이 약 10%의 포도밭을 소유하지만 부르고뉴 와인의 70%를 상업화시킨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200년 이상 존재한 네고시앙들이 전 세계에 부르고뉴 와인의 판매망을 개척해 왔던 것이다46). 따라서 부르고뉴 와인 대부분은 포도밭 소유주가 아닌 네고시앙 상표(marque)로 팔린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부르고뉴에서는 많은 네고시앙들이 그들 와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가족적이면서도 귀족적인 이름을 상사 이름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으로 지적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와인 상사들은 그들 와인이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 가족 대대로 지속적으로 전해 내려 왔다고 주장하면서 가족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1720년에 세워진 Maison Champy, 1731년 Maison Bouchard, 1750년 Maison Finot, 1768년 Maison Lamarosse, 1780년 Maison Patriarche, 1797년 Maison Latour, 1816년 Maison Jaffelin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47)
즉 이들 이름은 모두 가족의 姓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1929년 본느 와인 양조 시장(Foire vinicole de Beaune)에 따르면 코트 도르의 30개 와인 상사 중에 15개 상사가 라벨에 fils, aîné, frère 등의 표지를 사용 하고 있다는 것이다.48)
한편, 1797년 설립한 Maison Louis Latour 상사는 모든 장자 아들에게 Louis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오늘날까지 ‘Louis Latour’로 전해 내려왔다.
이상에서 볼 때 부르고뉴의 포도밭은 아주 작은 단위 포도밭 클리마로 쪼개져 있기 때문에 네고시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말하자면 그들은 잘게 쪼개진 작은 포도밭 포도를 직접 사서 포도 양조까지 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부르고뉴에서는 같은 이름의 와인을 여러 네고시앙 또는 여러 domaine에서 생산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Geverey Chambertin 명칭 와인을 이 지방 최고 네고시앙인 Joseph Drouhin 뿐만 아니라 Chanson Père et fils 네고시앙도 생산하는 것이다. Clos de Vougeot 와인도 Leroy, Louis Jadot, Faiveley 등 여러 네고시앙들이 생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