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음식이야기

음식은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조건에만 머물지 않으며 인간의 육체에서 정신에 이르는 삶의 모든 영역에 두루 영향을 미친다.

수십 년에 걸쳐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인 침팬지의 식생활과 고고학적 증거들을 관찰하고 음식 및 요리의 가치를 지금까지 발굴된 선행 인류의 고고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요리와 인류의 진화 역사를 밝혀낸 인류학자 리처드 랭엄 박사(Richard Wrangham, 하버드대 교수)의 학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생각하는 인간 진화의 결정적 요인이 바로 ʻ요리ʼ이다. 인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바로 ʻ불의 발견ʼ인데, 이 불을 이용해 인간이 이룩해낸 가장 중요한 것이 불로 음식을 요리하는 ʻ火食(화식)ʼ의 발견이라 할 수 있다.

이 화식이 인간의 모든 것을 바꿨다는 것이 ʻ요리 본능 학설ʼ이다. 이 말은 인간의 정의는 ʻ불로 요리하는 동물ʼ이라는 뜻이다. 火食(화식)의 증거로서 인간의 구강구조를 들 수 있는데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입이 작고 빈약하며 이빨은 왜소하다.

인간이 이렇게 진화 적응한 것은 불로 음식을 구워 날것일 때보다 더 부드럽게 만들어 먹었기 때문이란 것이 요리 본능 학설의 출발점이 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에서 지금 인류와 해부학적 특징이 거의 비슷한 ʻ직립 원인ʼ이 나온 것은 ʻ육식ʼ 덕분이었을 것으로 인류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음식을 익혀서 섭취하면 에너지의 양이 늘어나고, 녹말이 젤라틴화되는 등 음식이 부드러워져 소화가 쉬워지며, 음식섭취에 들이는 에너지를 줄이는 동시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소화과정도 에너지 효율이 좋아진다.

위의 학설은 인간이 음식의 질을 높이는 화식 요리 문화를 통해서 에너지 소비 효율이 좋은 구조로 진화한 덕분이란 가설이다.11) 이처럼 음식은 인간의 진화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음식은 자연·사회·종교·사회 계층·심리적 조건 등과 함께 외부와의 교류에 영향을 받는다. 음식문화는 새로운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음식이 변하기도 하며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 지기도 한다. 또한 자연조건에 따라 식재료의 변화가 있으며 차이가 난다.

한국의 음식은 서양의 시간전개형(時間展開形) 식사법과는 달리 모든 음식을 한 상에 차려 놓고 먹는 공간전개형(空間展開形)의 식사 형태로서 주식과 부식으로 구분이 된다. 그리고 밥을 주식으로 하고 반찬을 부식으로 하며 국물이 있는 음식을 즐겨서 먹는다.

조리법 또한 다양하여 국, 찌개, 전골, 구이, 조림, 볶음, 전, 생채, 김치, 숙채, 젓갈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을 만든다.

술, 젓갈류, 장류, 김치류 등의 저장식품과 발효식품이 발달하였고 궁중음식과 반가음식, 서민음식을 비롯하여 각 지방마다 특색 있는 향토음식이 발달되어서 지금까지 내려져오고 있다.

음식의 분류로는 전 세계적으로 그 종류가 무수히 많으므로 가장 근원이 되고 기초가 되는 식품군에 따른 분류를 제시하고자 한다.

기초식품군(Basic Food)란 일상식품 중에서 영양 성분이 유사한 식품을 그룹으로 나누어, 그 군의 식품을 적당한 양으로 조합해서 먹으면 영양의 균형을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 식품분류로 정의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도 각각의 실정에 맞게 독특한 방식을 만들어 영양교육 등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4가지의 기초식품군, 한국에서는 5가지의 기초식품군, 일본에서는 6가지의 기초식품군이 영양교육 등의 면에서 널리 활용되어지고 있다.12)

5가지 기초 식품군은 당질 급원 식품인 곡류 및 전분류, 단백질 급원 식품인 고기·생선, 무기질 및 비타민 급원 식품인 채소 및 과일류, 칼슘 급원 식품인 우유 및 유제품, 지방 및 설탕과 같은 단순당인 유지 및 당류로 분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