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이야기

미국은 500년이 넘는 와인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상업적 와인 생산은 300년 정도의 역사를 지니며, 실질적인 현대의 상업적 와인 교역에서는 1970년대 이후 주목받은 신흥 국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규모로서 세계 4위의 와인 생산국이며, 이것은 소위 ‘뉴 월드(역사적으로 와인을 생산해 온 국가들이 아닌 신흥 와인 생산국)’ 와인 생산국 중 1위에 해당한다.

또한 미국은 와인 소비량 1위, 와인 수출량 5위, 와인 수입량 1위, 포도 재배 면적 6위 등 최근 30년간 미국의 와인시장이 급속히 성장해 왔다. 미국의 와인 역사는 플로리다 잭슨빌에 프랑스의 위그노 교도들이 정착한 15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이때 생산된 와인은 가톨릭 성찬식을 위한 와인으로서 품질이 높지 않아 상업적인 가치는 전혀 없는 와인이었다. 처음으로 상업적인 와이너리(Winery)1)가 건설된 것은 1799년 켄터키 제너럴 어셈블리에 의해서이다.

이후 1920년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상업적 와인 생산은 규모와 품질 모두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1920년~1933년까지 미국 전역에 금주법2)이 발효하면서 미국의 모든 주류 산업은 그 근간부터 붕괴되기 시작한다.

미국 와인 산업이 부활하여 세계적으로 다시 명성을 얻게 되는 데에는 4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민간 와인 업자들의 아이디어와 모금을 통해 1934년과 1935년 사이에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와인 연구소가 UC 데이비스 대학교에 와인 양조학과3)가 각각 개설되었다.

유전자 감식을 통해 현재 존재하는 모든 와인 품종들을 분석하고 교배를 통한 신품종 창조에도 노력하였다. 또한 각 와인용 포도 품종이 가장 고품질로 자랄 수 있는 강수량, 기온, 품종의 장점과 약점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뒤 인공위성 데이터를 통해 미국의 모든 농업 가능 지역의 강수량, 기온, 토질 데이터를 확보하여 모든 농민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밭에서 어떤 품종이 가장 적합한지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게 하였다.

이 외에도 오랜 시간 동안 품종 개량, 와인 양조 기술 개발 및 전문 인력을 배출하였고 1979년 ‘파리의 심판4)’을 통해 그 품질을 인정받게 된다.

그 결과 내수 시장과 수출 모두 성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1970년대 중반까지도 수출이 거의 의미가 없었던 미국 와인 시장은 현재 세계 4위의 와인 수출국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파리의 심판 이후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의 와인 선진국에서 미국에 기술 투자 및 와이너리 설립, 자본 투자가 이어졌으며 1980년대에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하여 ‘오퍼스 원(Opus One)’과 같은 명품 와인을 생산하다가 1990년대 이후로는 미국 독자적으로 세계최고급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투 벅척’(2달러에 한 병)’이라 불리는 저가 와인에서부터 고가의 ‘컬트 와인5)’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격대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