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는 로마시대 이전부터 포도가 재배되었다. 3,000년 전, 페니키아인들이 스페인에 그들의 무역 거점을 세웠다는 것이 기록에 남아 있다. 폼페이의 폐허에서 발견된 스페인산 와인 주전자(Wine Jar)는 로마 점령기에 스페인과 로마 사이에 활발한 교역이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8세기에 스페인을 정복한 무어인13)들의 통치 기간에도 포도 재배는 번창하였다. 이 기간에 증류기(Pot Still)가 사용되었는데 서기 900년경에 알코올 강화 와인(셰리)14)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페인의 포도밭의 면적은 160만 ha로 넓이로는 세계 1위지만, 생산량은 300~400만 kl로서 이탈리아의 프랑스의 약 50% 정도에 해당되는데 이것은 포도가 다른 작물과 혼합 재배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경우 스페인 독자적인 포도품종이 많아 200종 이상의 포도품종이 재배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아이렌(Airen)종 외에 7개 품종이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넓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산지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와인의 생산지 호칭은 다른 국가들보다 뒤늦은 1926년에 리오하(Rioja)를 거점으로 시작되었으며, 1933년 헤레스(Jerez)가 명산지로서 정비되었다. 특히 1970년에는 이것이 개정되어, 전국적인 원산지 호칭법(Denominaciones de Origin, D·O)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 법이 제정되었음에도, 리오하(Rioja)나 헤레스(Jerez) 등의 특히 저명한 몇 개 지구를 제외하고 품질면에서는 아직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EU에 가입하면서 EU집행위원회의 1987년 규정에 따라 프랑스의 A.O.C와 같은 관리를 실시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정비의 강화가 전개되었다.
그러한 가운데 현재 39개의 DO 지구가 제정되었고, 다양한 와인에 각각의 토지의 전통에 기초한, 생산지구, 포도품종, 토양, 양조, 숙성방법, 알코올 농도 등 화학분석식, 관능검사 등을 규정해서 품질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13) Moor인: 아프리카 북서부의 이슬람교를 믿었던 종족.
14) 셰리와인(Sherry Wine): 발효가 끝난 일반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하여 알코올 도수를 높인 스페인 와인으로 포트와인(Port Wine)과 함께 세계 2대 주정 강화 와인이다. 비교적 드라이하여 식사 전에 식욕을 촉진시켜 주는 식전와인(Aperitif Wine)으로 주로 이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