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은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쉬운 계절로, 예로부터 조상들은 몸과 마음을 쉬는 풍속을 만들어 삶을 지켜왔음
○ 조선시대에는 여름이 시작되는 단오에 임금에게 부채, 제호탕, 옥추단을 올리고 왕은 신하들에게 하사
* 제호탕은 일종의 청량음료로 여름에 힘이 딸리고 입맛이 없을 때 마셨고 옥추단은 일종의 해독제로 벌레에 물리거나 식중독에 썼음
○ 독특한 풍속으로 전남에서는 부녀자들이 아침 일찍 상추 등 잎 넓은 채소에 맺힌 물을 받아 아이들의 얼굴을 씻겼음
- 얼굴을 씻은 아이들은 여름 내내 더위를 먹지 않고 버짐이나 부스럼, 땀띠가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음
* 삘기의 껍질을 벗겨 쌀과 버무린 삐비떡(전북 군산, 고창)을 먹거나 햇보리로 만든 미숫가루 ‘개역’(제주)을 먹기도 함
□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유두(음력 6월 15일)에는 찬 계곡물에 머리를 감거나 멱을 감는 풍속이 있었음
○ 유두날은 삼복의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매우 더워서 관청에서 얼음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고 함
○ 마지막 김매기가 끝난 짧은 농한기로, 원기도 회복할 겸 그 해 수확한 곡식과 채소, 과일로 음식을 만들어 놀이를 즐김
- 가장 먼저 유두천신이라는 제를 지내는데 갓 수확한 보리, 밀, 수박, 참외 등을 가지고 사당과 논, 물꼬 등에 제를 지냄
- 제를 지낸 이후에는 산, 계곡, 냇가를 찾아 놀이를 하였는데 밀로 만든 국수, 수단, 떡을 하는 것이 보통
* 원기를 보하기 위해 닭국물에 국수를 말아먹었으며, 음료로는 오미자 우린물에 꿀을 묻힌 작은 떡과 보리알을 띄워먹는 수단을 즐김
○ 워낙 더운 시기로, 서민들은 천렵, 멱 감기를 하였으나 점잖은 선비들은 탁족을 하며 시회(詩會)를 열어 즐겼음
- 물막이, 물맞이라고 하는데 물을 맞는 행위에서 온 말이라 하며 지역별로는 약수터와 폭포에서 물을 맞는 풍습이 존재
- 또한 탁족(濯足)으로 제2의 심장이라 불린 정도로 감각기관이 발달한 발을 시원하게 함으로써 장기(臟器)까지 활성화
* 오월단오, 유월유두 등의 명절에는 계곡 등에서 목욕을 하였으며, 풍즐거풍 3번이면 삼복도 난다하여 나체로 삼림욕을 하는 적극적 방법도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