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
포는 기름기가 적은 고기나 물고기를 얇게 저며서 양념으로 간을 하여 말린것이다. 예로부터 포는 식생활에 널리 리용되였다. 기록에 의하면 신라에서의 진상품에 포가 중요한 항목으로 들어있으며 결혼식납페품으로 리용되였다고 한다.
고려시기 시인 리규보가 어머니의 병구완을 위하여 양고기를 구하려고 노력하다가 친구에게서 보내온 양고기포를 받고 너무 고마와 감사의 시를 보냈다고 한것을 보면 포는 고려시기에도 널리 리용되여왔다는것을 알수 있다.
《규합총서》(1815년)에는 여러가지 포에 대하여 기록되여있는데 그에 의하면 《산포》는 고기를 두텁게 저며서 양념에 버무려서 말린것이며 《장포》는 고기를 넙적하게 져며 기름장을 발라 슬쩍 구워서 도마에서 두드려 간장과 갖가지 양념을 무쳐서 말린것이였다.
편포는 연한 고기를 다져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기름, 후추가루, 깨소금, 잣가루를 두고 버무려 모양을 네모지게 만든 다음 기름을 발라 말리운것이였다. 약포는 고기를 넙적하게 저며 기름장에 재웠다가 채반부에 널어 물기가 가시면 양념에 재웠다가 다시 채반에 펴놓고 잣가루를 뿌려 말리운것이다.
약포는 완전히 마르지 않았을 때 거두어 보관하였다고 한다. 포가운데서 가장 고급한것은 소고기포, 낙지포(편포), 문어포였다. 포는 오래 두고 필요할 때마다 먹을수 있는 전통적인 음식의 하나였다.
포는 그대로 먹기도 하고 다시 가공하여 다른료리를 만드는데도 썼다. 우리 나라의 포료리는 다른 나라에서까지 이름났다. 낙지포는 오늘까지도 동해안일대뿐아니라 전국에 널리 알려져있다.
♣ 회
우리 선조들은 오래전부터 신선한 고기나 물고기, 남새를 리용하여 생것 그대로 데쳐서 회를 만들어 먹어왔다. 세나라시기의 기록들인 《수서》, 《신당서》에는 《백제사람들이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를 흔히 익혀 먹지 않았다》라고 하였으며 《신라사람들이 따뜻한 지대에 맞는 회를 즐겨한다》고 기록되여있다.
《회》라는 말은 고기를 가늘게 썬것을 의미하였다. 회에는 음식감을 날것으로 가공한 《생회》와 슬쩍 데쳐서 가공한 《숙회》가 있다. 고려가요 《처용가》에 회에 대한 가사가 있는것으로 보아 고려시기에도 회를 즐겨먹었다는것을 알수 있다.
회를 만들어 먹는 풍습은 조선봉건왕조시기에도 계승되였고 보다 장려되였다. 회는 크게 육회(고기회), 어회(물고기회), 강회로 구분하였다.
♣ 묵
묵은 메밀, 록두, 강냉이, 도토리 등을 망에 갈아서 얻어낸 농마를 익혀서 식힌 음식이다. 옛날 기록에 의하면 묵은 한자로 《포》라고 씌여있다. 묵가운데서 록두묵을 제일로 여기였는데 노란록두로 만든것을 《황포》, 파란록두로 만든것을 《청포》라고 하였다.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묵에 여러가지 부음식감을 섞어 만든 료리를 좋아하였는데 이것을 《묵채》라고 하였다. 1848년의 《진찬의궤》에 씌여있는 파란록두로 만든 묵채의 부음식감에는 돼지고기, 미나리, 김, 닭알, 고추가루가 들어있다. 《동국세시기》에는 록두묵채를 《탕평채》라고 썼는데 여기에 들어간 부음식감에도 돼지고기, 미나리, 김, 초장이 들어있다.
지난 시기 도토리묵이나 메밀묵, 강냉이묵같은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점심이나 저녁 한끼 일상음식으로 먹었으나 록두묵같은것은 명절이나 반가운 손님이 왔을 때 만들어 먹는 특별음식의 하나였다. 올챙이묵은 평안도지방의 별식이였다. 풋강냉이철이 되면 강냉이를 따서 작은 구멍이 있는 올챙이묵틀에 넣어서 뽑아내는데 시원한 김치국이나 깨국에 말아먹군 하였다.
♣ 편육과 백숙
백숙은 고기를 삶아서 식힌 다음 양념감과 같이 내는 료리이며 편육은 고기를 삶아서 얇게 편으로 썬 료리였다. 고기를 맹물에 삶았다 하여 《백숙》이라고 하며 편으로 썰어낸다고 하여 《편육》이라고 불렀다.
백숙과 편육은 원음식감자체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살리고 연하며 기름기가 적고 산뜻한 맛을 주는 독특한 료리이다. 우리 나라에서 원시시기부터 짐승사냥과 집짐승기르기를 해온 조건에서 고기를 원음식감으로 한 백숙과 편육의 력사도 오래다는것을 알수 있다.
조선봉건왕조시기의 고서들에서는 소, 돼지, 양, 꿩, 닭 등 여러가지 짐승고기로 만든 백숙과 편육에 대하여 기록되여있다. 백숙과 편육을 만드는데서 중요한것은 고기를 알맞춤하게 삶으면서 영양물질이 적게 빠지게 하는것이다.
삶을 때 여러가지 고기를 같이 삶지 말아야 하며 너무 높은 온도에서 삶지 않는것이 좋다. 지나치게 삶으면 고기의 고유한 맛이 없어지고 볼품도 적으며 산뜻한 맛도 없다. 반대로 설익혀도 자기 맛을 나타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고기를 삶을 때는 미리 모양을 잡아서 끓는 물에 넣고 적당히 익혀 다시 모양을 잡아 식혀 썰어야 한다. 그가운데서도 보쌈편육이나 족편은 모양있게 만들어 식혀서 썰어야 먹음직스럽다. 백숙과 편육은 낼 때 기름, 마늘장, 초간장, 양념간장 등 해당 음식에 맞는 양념장을 따라 낸다.
그래야 고기자체의 고유한 맛을 살릴수 있고 료리의 가치를 높여줄수 있다. 보쌈을 제외한 백숙과 편육은 썰어서 오랜 시간 두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