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민들은 예로부터 부루, 곰취, 배추잎, 콩잎, 깨잎, 호박잎 등 여러가지 잎으로 쌈싸먹기를 좋아하였는데 이것은 우리 민족에게서만 찾아볼수 있는 고유한 식생활풍습이다.
여러가지 쌈가운데서 부루쌈은 고구려시기의 기록들에서부터 보이는 오랜 연원을 가진 남새음식의 하나이다. 붉은 주름이 굵게 잡힌 소담한 잎사귀를 넓게 펼쳐놓고 밥한술 떠놓은 다음 쌈장을 발라 겹겹으로 포개여서 두볼이 불룩하게 우적우적 먹는 부루쌈의 맛은 참으로 말할수없이 좋다.
특히 부루쌈은 덥고 식욕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더위를 막고 입맛을 돋구는데 더없이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왔다. 이런것으로 하여 우리 인민들은 집집의 터밭마다 부루를 심어놓고 한 여름철에 더위를 막는다고 하며 부루쌈을 즐겨먹군 하였다.
이러한 풍습은 오랜 세월 변함없이 이어져 오늘 우리의 농촌마을 그 어느 문화주택에 가보아도 푸르싱싱한 자태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부루밭 전경이 펼쳐지고있다.
예로부터 부루는 물을 갈아대면서 씻다가 마지막으로 씻는 물에 기름을 몇방울 떨구어넣고 헹구어내면 맛이 고소하고 연해지며 그렇게 씻어낸 부루에 고추장을 바르고 실파를 한대씩 놓아 싸먹어야 제맛이 난다고 하였다.
그리고 한가지 더 전해지고있는 자료는 부루를 뒤집어 싸먹으면 부드러운 면이 입안과 목구멍을 스치게 되기때문에 넘기기 편안하며 또 절대로 체하지 않는다는것이다. 우리 인민들은 부루쌈을 먹을 때 쌈장에 특별한 관심을 돌렸다.
자료에 의하면 부루쌈에 쓸 쌈장은 잘게 다진 소고기나 물고기살과 함께 파를 약간 넣고 기름에 볶아서 만든다고 하였다. 쌈은 여름에만 싸먹는것이 아니였다. 봄철에는 취와 같은 생나물로 쌈을 싸먹었고 겨울철 특히 대보름날에는 《복쌈》 혹은 《명쌈》이라고 하면서 김으로 쌈을 싸서 먹군 하였다.
대보름날에 복쌈을 먹는것은 그해에 복이 있을것을 바라는 사람들의 념원과 결부되여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온 풍습이였다. 우리 인민들은 콩잎이나 호박잎같은것을 리용하여서도 쌈을 싸먹었다. 콩잎쌈이나 호박잎쌈을 먹는 풍습은 우리 나라 전지역에 일반화되여있지 않고 일부지방에 국한되여있었다.
흰쌀이 잘 되지 않고 조와 같은 곡식이 낟알생산에서 위주로 되여있던 함경도지방에서 흩어지기 쉬운 조밥같은것을 그곳 밭작물에서 기본인 콩잎으로 싸서 먹는 콩잎쌈은 이 지방 사람들에게 있어서 낟알에 부족한 단백질이나 비타민을 보충해주는 음식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