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은 미역국과 미역반찬 등으로 만들어져 울산의 밥상에 오르고 있다.
♣ 미역국
미역국을 끓이는 기본은 미역을 불리는 일이다. 미역의 본 고장인 울산에서도 강동의 제전마을은 미역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다. 이곳의 미역국은 좀 다르게 끓인다.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미역 불리기가 빠져 있다.
① 미역을 불리지 않고 행군 채 잘게 자른다.
② 잘게 자른 미역에 (소고기 혹은 가자미)를 넣고 참기름에 볶는다.
③ 미역에 물을 넣고 간장 혹은 된장으로 간을 해서 끓인다.
제전마을에서는 미역을 불리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간장과 함께 된장을 쓴다는 점도 특이하다.63) 울산에서는 가자미 미역국을 즐겨 먹는다. 가자미는 울산의 정자항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으로 유명하다. 울산을 대표하는 최고의 재료 두 가지가 만났으니 맛은 걱정할 일이 없다.
울산 미역은 단단하고 쫄깃하다. 국에 넣어 끓여도 좀처럼 퍼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끓일수록 맛이 있다. 반면 가자미는 살이 부드러워 조금만 끓여도 부서진다. 이와 비슷하지만 가자미를 삶아서 살을 솎아 두는 방법도 있다.
미역의 깊은 맛에 가자미 살까지 보태지면 최고의 맛이 된다. 울산의 밥상에서 늘 환영받는 가자미미역국이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때가 있다. 산모용 미역국을 끓일 때이다. 아이가 가자미의 눈을 닮는다는 속설 때문이다. 산모가 먹을 미역국에는 영양가가 풍부한 고기가 들어간다.
드물지만 미역국에 소고기나 가자미가 아닌 은어를 넣는 경우도 있다. 이 은어 미역국은 울산 전역에서 해 먹은 것은 아니다. 태화강 중류인 범서읍에서 먹은 음식으로 지역성이 강한 음식 이다. 범서의 태화강에서는 은어가 많이 올라온다.
은어는 바다에서 겨울을 지나고 3~4월 태화강으로 올라와 8월~9월 사이에 알을 낳는다. 은어가 산란기를 맞아 강으로 올라올 때 잡는다. 일반 미역국 끓이듯이 끓이면 된다.64) 은어는 이끼를 먹고 자라서 향긋한 수박 향이 나는 생선이다. 수박 향이 나는 은어와 미역이 만났을 때 어떠한 맛이 나는지 궁금하다.
♣ 미역쌈
미역은 미역줄기볶음, 맫젓에 곁들이는 미역쌈, 미역무침, 미역장아찌 등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미역쌈은 생미역을 잘 빨아야 한다. ‘빤다’는 ‘씻는다’의 울산말이다. 굵은소금을 넣고 치대듯이 씻는다. 미역은 먹기에 적당히 크기로 잘라 맫젓이나 초장에 찍어 싸 먹는다.
♣ 귀다리
귀다리는 미역계의 대표 밥도둑이다. 울산에서는 미역귀를 ‘귀다리’라고 한다. 생으로 먹어도 졸깃하고 맛있지만 말려서 먹는 경우가 많다. 반찬이 없을때 먹을 수 있어 좋다.
귀다리는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서 기름에 튀겨서 먹는다. 간편하게 해 먹을수 있어 밥상에 자주 오른다. 귀다리를 양념한 고추장에 간단히 무치면 된다.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에서는 귀다리를 튀겨서 무치기도 한다.65)
① 미역귀를 작게 잘라 기름에 튀긴다.
② 고추장, 간장, 물엿을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튀긴 미역귀를 넣고 다시 졸인다.
말린 귀다리에 간장, 고추장, 물엿, 기름만 있으면 요리는 완성된다. 귀다리 무침은 먹기 직전 무치는 것이 좋다. 무쳐 놓으면 귀다리에서 끈적한 액이 나와 쫄깃한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 외에 미역튀각, 미역줄기 장아찌 등도 자주 해 먹는 음식이다. 미역의 변신은 무죄이다. 어떻게 변신해도 맛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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