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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0. 참외, 울산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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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울산의 명물인 울산배

울산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적잖다. 장생포의 고래고기, 언양불고기와 언양미나리가 대표적인 음식이다. 여기서 하나 더, 울산 배도 빠지면 서운하다. 울산 배의 역사는 곧 한국 배의 역사이다. 배 농사는 일본인이 주축이 돼 이루어졌다.

그들은 1906년 일본에서 개량된 배 품종을 울산에 들여와 농사를 짓는다. 이 일을 주도한 이는 일본인 농학 박사인 구라까다(倉方)였다. 그는 일본 동경대학을 졸업한 후 구마모토 주민들을 데리고 와 대현면에 배나무를 심고 일궜다. 그들은 대현면에서 배 과수원을 시작한다.

이 지역은 기름진 토양과 해풍으로 최적의 배 생산지 였다. 이 후 대현면 일대의 과수원은 60만 평에 달하기도 했다. 1930년대가 되면서 울산배는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다. 울산 사람이 배 농사를 시작한 것은 1937년경 이다.

울산 지역 유지 김활천
▲ 울산 지역 유지 김활천

1937년 봄 지역 유지로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던 김활천이 배 과수원을 운영한다. 그가 과수원을 시작한 지역은 대현면 여천리로 과수원의 면적 이 9만여 평에 달했다. 당시 과수원의 땅값은 시내인 성남동 땅의 5~6배 이었다.

배나무 한 그루가 쌀 한 가마니보다 비쌌다.131) 그만큼 과수원이 높은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1938년 결실의 계절을 맞이해 울산 배는 풍년을 맞이한다.132) 울산 배의 품종은 장십량, 만삼길이 었다. 이 품종은 크기가 크고 당도가 높아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봄이 되면 대현면 일대에 하얀 배꽃 물결이 장관을 이루었다. 울산 배는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는 명물이 된다. 공업도시 선포 이후 울산을 대표하던 대현면의 배 과수원은 큰 위기를 맞이한다. 대현면을 하얗게 뒤덮었던 배꽃이 피지 않거나 늦게 피는 경우가 속출했다.

배나무에 꽃조차 피지 않게 되자 열매를 맺을 수 없게 되었다.133) 이후에는 배나무 3만 그루가 죽어나갔다.134) 울산배협동조합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966년부터 각종 유동성 가스로 배나무가 해를 입어 수확이 점차 줄다가 1970년부터는 나무까지 죽게 되었다.

나주배와 함께 맛있기로 이름난 울산 배나무들이 누렇게 말라죽어 갔다. 울산 시내의 배나무밭은 공업단지가 들어서기 전에는 60여만 평에 이르던 것이 지금은 20여만 평으로 줄어들었다.

공업단지에서 뿜어 내는 독한 가스에 이파리가 떨어지고 줄기마저 말라죽은 것이다. 살아 있는 것도 수확량이 크게 떨어졌다.(중략) 지금이라도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그 유명한 울산 배가 영원히 자취를 감출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이 느껴진다.135)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과수원을 버리고 이주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이 상황은 울산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김수용의 소설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김수용은 1991년 발표한『이화에 월백하거든』은 온산 공단의 공해 문제를 다룬 장편 소설이다.

흐드러진 배꽃을 더 이상 볼수 없게 된 상황을 추리 소설의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처럼 을산 배는 공해 문제로 피해를 본 가장 직접적인 과일이다. 울산의 과수 농민들은 대대로 살던 집과 땅을 버리고 이주했지만 배 농사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서생, 온양, 삼남, 범서, 청량 등 울산 전 지역으로 이주해 배 농사를 이어갔다. 이 지역 중에서 서생면에서 가장 많은 배가 재배되고 있다. 봄이 되면 서생면 일대는 배꽃이 만발한다.

배는 연평균 기온이 11~16°C, 개화기인 4, 5월 평균기온이 20°C, 발육기인 8, 9월에는 평균기온이 22°C에서 잘 자란다. 강우량은 연 1200mm가 적당하며 토질은 비옥하고 배수가 잘 되어야 한다.136) 울산이 배가 잘 자라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인 것이다.

울산에서는 1992년부터 ‘배꽃 아가씨 선발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판촉 행사를 이어나간다. 지금도 울산 배는 울산보배, 서생간절곶배, 울산배, 삼남배, 청량배 등이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2017년 8월에는 서생배 300t이 베트남으로 수출되기도 했다.137)

하지만 배 재배 면적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138)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하다. 변화의 과정 에서 고통을 겪는 울산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다. 사라진 참외와 무, 위기를 맞이하고 극복하고 있으나 여전히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울산 배가 아쉬운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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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 •우리음식연구회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조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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