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음식 이야기

울산학연구센터에서 2018년 한 해의 연구성과물을 책으로 엮어내게 되었습니다. 울산학연구센터는 역사.문화.지리.생활 등 여러 분야에서 울산이 가진 지역 특성을 체계적으로 살펴 자료를 수집.정리하고 전문가들의 검토 과정을 거쳐 연구논총, 교양서를 비롯한 연구결과들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을해의 연구논총에는 울산의 문화유산에 관한 3편의 논문을 수록했습니다. 먼저‘일제강점기 울산 방어진의 상설극장 상반관(常盤館)의 사주와 기능’입니다.

이 논문은 일제 강점기 시대 울산의 유일한 극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록이 거의 없어 울산의 향토사학자나 일부 지역극장 전문가들 사이에만 회자되고 있는 방어진의 극장 ‘상반관’에 대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상반관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방어진 지도를 통해 상반관과 방어진의 문화적.산업적.지역적 관련성을 이해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 주변 도시의 극장을 통해 상반관의 시설과 공연 특징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극장의 구조와 기능, 관객의 경향과 태도, 공연 작품의 특징과 미학, 나아가서는 극장의 문화적 영향력과 파급 효과 등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습니다. 두 번째 논문은 ‘울산의 근대 불교미술 연구’입니다.

울산의 불교사찰에는 다른 시.군에 비하여 비교적 근대 불교문화재가 잘 남아 있습니다. 근대 불교문화재는 조선후기와 현대를 이어주는 중요한 시기에 조성된 작품으로, 최근 문화재청에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문화재적 가치가 새롭게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처음으로 울산의 근대불교문화재의 역사와 문화재적 가치를 밝히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남 지역 근대 불교문화재 연구의 시발점을 울산에서 찾아보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 번째 논문은 ‘울산 병영 장도장(粧刀匠)의 전승양상과 특성’입니다.

울산은 좌병영설치 이래로 주요 군사 요충지였으며, 관청납품을 위한 물품을 제작하는 장인들이 활동하는 지역이 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장도와 담뱃대 제작기술이었습니다.

특히 울산의 경우 단기간의 도시화와 산업화에도 불구하고 병영공예의 전승기술을 확인해주는 몇몇 장인들이 여전히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근현대 활동했던 울산병영 장도 장인들의 생애와 공예기술을 살펴봄으로써 울산병영장도기술의 전승양상과 특성, 그리고 그 가치를 규명하고 있습니다. 을해의 교양서는 ‘울산의 음식 - 그 맛과 추억을 찾아서’입니다. 음식은 문화적으로 정말 핫( Hot)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지역에서 고장의 독특한 음식을 이용하여 지역마케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울산에서는 체계적으로 울산의 음식, 식재료 등을 정리한 보고서가 많지 않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교양서 ‘울산의 음식’은 울산의 음식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울산의 문화와 사회적 변화 등을 두루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울산을 전국에 알린 음식, 추억이 된 울산 음식, 울산 사람들의 밥상에 오른 음식 등 재미있고 풍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술자료집도 간행하였습니다. ‘울산 옛터비에 담긴 기억들 - 공단 이주민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이 자료집은 남구 석유화학단지 이주민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기록으로 이와 관련하여 10명의 구술자들이 당시의 경험을 구술해 주셨습니다.

이 자료집에는 특정공업단지 지정의 에피소드, 이에 따라 조상대대로 살아온 지역을 떠나야 하는 안타까움, 이주 후 급변한 일상생활로 인한 혼란함, 고향에 대한 그리움 등이 생생하게 녹아있습니다.

이 발간서들이 울산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울산을 더 알고 싶어 하는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자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울산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이 더욱 두터워지길 기대합니다

* 2018년 12월 울산발전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