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형제가 있었다. 형은 부자였지만 동생은 가난하기만 했다. 그런데 형은 늘 허기진 동생 앞에서 맛있는 음식 타령만 했다. 형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던 동생이 형을 데리고 산과 들로 돌아다녔다. 그리고는 삼베 주머니에 싼 보리밥을 내밀었다.
“우와, 동생, 정말 맛있어.”
“그래요? 그게 팔진미입니다.”
1984년 울주군 두동면에서 채록된 이야기인 <보리밥 팔진미>이다. “맛있게 먹으면 그것이 팔진미”이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관용어도 떠오르는 이야기이다.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음식 맛을 결정하는 것은 음식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의 상황이 음식 맛을 좋거나 나쁘게 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음식에 인생의 희로애락이나한도시의 흥망성쇠도 담길 수 있다. 이것이 울산의 음식을 둘러싼 다양한 풍경을 살펴야 하는 이유이다. 울산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 도시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 회색빛 굴뚝 이미지이다. 울산의 긴 역사에서 회색 굴뚝의 도시인 울산은 불과 3~40년에 불과하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을산은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다. 그들의 눈에 비친 울산의 모습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더 넓은 시선으로 울산을 바라보면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산물을 지닌 생태 도시 울산의 모습이 나타난다. 울산만큼 다채로운 색을 가진 도시는 찾아보기 어렵다. 산과 바다, 그리고 땅.울산의 저력, 울산사람의 삶의 원동력이 된 울산 음식을 찾아 나가보고자 한다.
Ⅰ 장은 ‘울산을 열다’이다. 울산을 전국에 알린 음식을 다뤄보고자 한다. 언양미나리, 언양불고기처럼 전국적 명성을 가진 음식과 고래고기와 우뭇가사리처럼 수출로 울산을 널리 알린 음식도 다뤄보고자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최고의 진상품으로 명성을 떨친 미역과 전복 등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Ⅱ 장은 ‘울산을 잇다’이다. 추억이 된 울산 음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1936년 울산 달리 사람들의 음식과 삶, 태화강 조개섬의 추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조갯국, 울산무, 참외, 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Ⅲ 장은 ‘울산을 담다’이다. 울산 사람들의 밥상에 오른 음식을 살펴보고자한다. 제사음식인 돔배기부터 시작하여 탕국, 간국, 산나물, 콩잎, 매집, 꿉운떡, 단술 등 울산사람들의 삶과 함께하고 있는 다양한 음식을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아는 만큼 사랑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음식도 예외 일 수 없다. 음식도 아는 만큼 맛있어진다. 음식을 둘러싼 음식 풍경을 아는 일은 음식의 맛을 더 깊게 만든다. 아는 만큼 맛있어지는 울산의 음식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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