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체질의학은 사람의 체질적 특성을 태양 . 태음 . 소양 . 소음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그에 따라 병을 진단하고 치료한다는, 즉 사람마다의 차이에 기반을 둔 이론이다.
체질론은 2000년 전《황제내경》에 처음 기록되기 시작했지만, 중국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1894년 이제마가《동의수세보원》을 집필하면서 사상체질론은 체계를 갖춰 발전하기 시작했다.
한의학에 뿌리를 두긴 했지만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발전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다만 허준의《동의보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병증 위주로 편성되어 있던 중국 의서와 달리 몸의 구성 요소가 먼저 나오는《동의보감》은 한의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후 병증보다 사람을 먼저 보게 되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같은 병이라도 사람에 따라 그 치료법이 달라야 한다고 믿었던 이제마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상 원리를 의학과 접목시키려 노력했다.
또한 소수의 전문인만 지식을 독점해서는 모든 사람이 제대로 건강을 지킬 수 없다고 믿어, 의학의 원리를 쉽게 플어 널리 알려 누구나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했다. 그 결과가 바로《동의수세보원》이다.
책에서 이제마는 같은 병증이라도 사 람마다 적합한 약이 다르다고 얘기했으며, 이런 의학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덕목과 마음가짐 등도 말하고 있다. 한의학이 의학이긴 하지만 생활 깊숙이 자리하면서 더불어 발달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꾸준한 연구가 거듭되던 사상의학은 한국전쟁 발발로 일시 중단되었다가 1970년 사상의학회가 창립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최근《동의수세보원》의 여러 판본 중 갑오판(甲午版)이 발견되면서 이제마의 철학적 배경을 연구하는 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