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나물, 두릅, 씀바귀, 원추리 산채 효능과 조리법
돌나물은 돈나물, 돗나물 또는 석상채(石上菜)라고도 하며 유사한 것으로 기린초가 있다. 몸에 수분이 많아 가뭄이나 뜨거운 햇볕에도 잘 견던다. 들이나 언덕, 산기슭의 돌틈에서 많이 나는데 옆으로 뻗은 줄기 각 마디에서 뿌리가 나온다.
돌나물은 특유의 향기가 있어 연한 것은 날로 무쳐서 먹거나, 국물을 넉넉히 넣어 물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칼슘이 특히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이 고루 들어 있다. 피를 맑게 하고 대하증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줄기에서 나오는 즙은 화상을 입었거나 벌레에 물렸을 때 약재로 쓰인다.
돌나물을 하려면 줄기에 붙은 잎을 떼어서 다듬는데 손이 많이 간다. 고추장과 식초를 넣어 무친 것이 맛있는데, 무칠 때는 데치지 말고 날것을 그릇에 담고 양념을 넣어 키질하듯이 그릇째 까불어서 간이 고루 가도록 해야 한다.
손으로 주물러 무치면 풋내가 나며, 무쳐서 오래 두면 숨이 죽어 볼품이 없다. 돌나물로 담근 물김치는 향이 좋은데 약간 덜 익었을 때 먹는 것이 좋다. 무를 나박나박 썰거나 채썰어 넣고 담가도 맛있다.
두릅은 여느 나물과는 달리 열 대 정도를 새끼나끈으로 엮어서 판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두릅은 10여 종에 이르는데 봄철의 어린순을 먹는다. 쌉싸래하면서 향긋하며, 한문으로는 ‘목두채(木頭菜)’라 한다.
자생하는 두릅은 4~5월에 잠깐 동안 먹을 수 있는데 요즘은 비닐하우스에서 인공 재배를 하므로 이른 봄부터 나온다. 산 두릅은 새순이 벌어지지 않고 통통한 것으로 붉은색의 껍질이 붙어 있고 길이가 짧은 것이 향도 좋고 맛있다. 재배 두릅에 비하여 검푸른색이지만 데치면 고운 파란색이 된다.
재배 두릅은 비닐하우스 안의 땅에 두릅나무 줄기를 꽂은 후 물을 주고 가마니를 덮어서 보온하면 얼마 후 새순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한 줄기에서 네댓 차례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해동죽지』에서는 전국의 두릅 중에 용문산의 두릅이 가장 좋다고 하였다. 다른 채소에 비하여 단백질이 아주 많고 비타민 A.C, 칼슘과 섬유질 함량도 많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생두릅을 물러지지 않게 잠깐 삶아 약에 감초 쓰듯 어숫하게 썰어 놓고 소금과 깨를 뿌리고 기름을 흥건하도록 쳐서 주무르면 풋나물 중에 극상등이요,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많이 먹으면 설사가 나므로 조금만 먹는 것이 좋다”고 하여 나물 중에 으뜸으로 꼽았다.
두릅나무의 껍질은 ‘총목피’라 하여 당뇨병과 신장염, 위궤양 등에 약재로 쓰고 잎, 뿌리, 열매는 건위제로 쓴다. 손질할 때는 단단한 목질부를 잘라내고 붉은색의 껍질을 벗겨 냄비에 물을 넉넉히 끓이다가 소금을 약간 넣고 두릅을 넣어 전체가 고루 익도록 데쳐서 찬물에 행구어 건진다.
덜 삶아서 건지면 식은 후에 푸른빛이 얼룩지고 검은빛이 난다. 두릅의 맛을 제대로 보려면 데친 것을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는다. 나물은 데친 것을 갈라서 고추장 양념으로 무치고, 두릅적은 데친 두릅과 양념한 쇠고기를 번갈아 대고치에 꿰어 밀가루와 달걀을 묻히고 기름에 지진 누름적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쓴 것이 입에는 쓰나 비위에 역한 법은 없다. 사람이 오미(五味) 중에 쓴 것을 덜 먹으나 속에는 대단히 좋으므로 약재로 쓰면 유익하니 소태나 익모초가 다 몸에 좋은 이유가 여기 있다. 쓴 것을 약간 먹는 것이 좋다”고 씌어 있다.
씀바귀는 쓴맛이 강해 붙여진 이름이다. 냉이와 비슷해 가장자리에 톱니 같은 잎이 길게 나와 있고 잎줄기가 흰색으로 보송보송한 털이 나 있으며 뿌리를 꺾으면 하얀진이 나온다. 고들빼기 와 씀바귀를 곧잘 혼동하는데 고들빼기는 잎이 매끈하고 나물보다는 김치를 담가 먹는다.
뿌리가 실한 것으로 골라 삶아서, 몇 번 물을 갈아 주면서 쓴맛을 뺀 뒤 조리한다. 소금물에 삭혀 김치를 담가도 별미이다. 봄철에 많이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으며 열, 속병, 악창(惡瘡)을 다스린다. 씀바귀를 짓찧어 즙을 마시면 얼굴과 눈동자의 누런 기가 없어진다고도 한다.
원추리는 우리나라 전국의 산과 들 다소 습한 곳에 모여 자생하는 풀로 훤초(萱草) 또는 망우초(忘憂草)라고도 하며 어린잎으로는 나물을 하는데 넙나물 또는 넓나물 이라고 한다.
잎도 먹지만 피지 않은 꽃봉오리를 말린 황화채(黃花菜)는 옛날 음식 책에서도 잡채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고 한 재료였다. 우리나라 음식에 당근을 안쓰던 시절에는 누런 색이 나는 이것을 많이 썼으며, 중국 요리에도 금침채(錦針菜)라 하여 많이 쓴다.
원추리 뿌리는 아들을 낳는 영험이 있다고 하여 옛날에 아들 없는 부인들이 몸에 지니고 다니는 풍습도 있어서 ‘의남초(宜男草)’라고도 불렀다. 나물을 하려면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무치고, 된장국에 넣기도 한다.
쓴맛이 없고 달며, 부드럽고 매끄럽다. 원추리에는 특수한 약리 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어 이뇨, 해열,진해, 진통에 효과가 있고 빈혈이나 종기의 치료제로도 쓰인다. 원추리 꽃으로 담근 술은 자양강장제로 피로 회복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