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약용열매 이야기
약초란 약으로 쓸 수 있는 식물의 총칭으로 고대부터 사람들에 의해 경험적으로 증명된 집단지성의 산물로, 서양에서는 허브, 동양에서는 약초로 불리어왔다.
이중에 열매는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식량이자 약용부위로 전 세계 약용식물 중에서 약 1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대한민국약전’과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등록된 한약재 540여종 중에서 열매이용 약재는 68품목이 해당된다.
이러한 열매는 서양에서 건강기능성 식품과 천연물 신약소재로 인기가 많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합성약제에 밀려 단순한 산야초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2. 우리나라의 약용열매들
동의보감에는 열매와 그 열매가 있는 나무(풀)를 이용하는 91종의 약재가 소개되어 있으나 현재 가장 친숙한 것은 4종으로, 남녀에게 모두 좋은 약재로 인정받는 ‘복분자’, 지역의 융복합산업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오미자’, 동양의 장수(長壽)와 동안(童顔) 비책으로 이름난 ‘구기자’, 봄의 전령사에서 다양한 약리작용의 대명사로 알려진 ‘산수유’가 바로 그것이다.
‘11년 약용작물 총생산액 14,498억 원 중 복분자가 3,864억 원, 오미자가 3,178억 원으로 48.5%를 차지할 정도이며, 약재로서 뿐 만 아니라 서민들에게도 친숙한 건강기능성 식품의 소재, 지역문화 축제의 주제로서 약초농업의 범위를 크게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예로부터 계절의 별미이자 악동들의 간식으로도 인기가 높았던 다래, 머루, 으름 등과 돌배, 개복숭아, 개살구, 돌감 등은 손색없는 별미 과일이자 약재이며, 모과나무, 헛개나무, 산사나무, 노간주나무, 측백나무, 비자나무, 주목, 순비기나무 등은 관상수로도 손색없는 나무들이며, 최근 틈새 소득작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홍화, 백년초, 연밥, 치자, 대추, 석류, 꾸지뽕, 비파 등도 가까이 하면 건강해지는 열매들이다.
3. 시사점
약으로 사용되는 열매는 농업인에게는 추가 소득의 기회, 일반인에게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기능성 식품, 그리고 아름다운 경관을 만드는 조경 수목으로서의 가치도 있다는 장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이들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현대과학으로 효능을 증명하고 이를 상품화 할 수 있는 가공 연구 등이 요구된다. 또한, 이들과 연관된 문화 발굴, 지역의 경관자원과 문화재 등을 이용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전략적 연구투자도 필요하다.
약용작물은 전형적인 소면적․다품목 재배작물로 주산지가 거의 정해져 있어 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정부의 약초산업 발전정책 및 지자체 약초 명품화 정책 지원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