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국장 효능과 이용법
♣ 소개
몇 년 전 미국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몇 명의 한국 유학생들이 향수도 달랠 겸 청국장을 요리해 저녁상을 차렸다. 순간 기숙사는 아수라장이 됐다. 코를 손으로 쥐고 ‘고약한 냄새’의 진원지를 확인한 미국 학생들은 한국 유학생들에게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는 대학 신문에까지 실려 한동안 화제가 됐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귀한 건강 음식 하나를 놓쳤다는 사실은 함께 소개되지 않았다
바실러스균과 효소, 면역력을 높이는 핵산 등 청국장의 건강 성분을 빠짐없이 섭취하려면 일본의 낫토처럼 날로 먹어야 한다. 먹는 양은 하루 한두 숟갈 정도가 적당하다. 끓여 먹을 때도 가능한 한 바실러스균을 살리는 것이 건강에 좋다. 찌개가 끓은 뒤 불을 끄고 청국장을 풀어 넣으면 바실러스균이 많이 살아남는다.
♣ 효능 & 이용법
많은 영양학자들은 콩을 가장 효과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청국장을 꼽는다. 청국장은 현대인의 3대 건강식품(발효식품, 채소, 콩) 가운데 두 가지(발효식품, 콩)를 겸비한다. 게다가 영양의 보고(寶庫)다.콩을 발효시켜 만든 음식답게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이 풍부하다.
육류 섭취량이 적었던 과거에 청국장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게다가 청국장의 단백질은 콩의 단백질보다 우리 몸에 더 많이 흡수된다. 삶은 콩의 단백질 흡수율은 65%인데 반해 청국장은 95%에 달한다.
청국장의 단백질은 바실러스 나토균(콩을 발효시켜 청국장을 띄우는 세균)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바실러스균은 콩의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기 위해 단백질 분해효소(프로테아제)를 낸다. 청국장 냄새가 독특한 것은 아미노산이 더 분해되면서 암모니아 가스가 생기기 때문이다.
프로테아제는 혈전(피 찌꺼기)을 녹이는 작용을 해 뇌졸중, 심장병, 동맥 경화 등을 예방한다. 또 혈압도 낮춰 준다. 단백질이 분해돼 만들어진 아미노산 조각들이 고혈압을 일으키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청국장의 지방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준다. 동맥 경화 등 혈관 질환 환자에게 청국장을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다. 청국장은 식이섬유도 풍부해 한 달쯤 꾸준히 먹으면 변비가 사라지고 황금변을 누게 된다.
소화도 잘돼 소화력이 떨어지는 환자나 노인에게 추천된다. 얼굴이 확 달아 오르고,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며, 식은땀이 줄줄나는 갱년기 여성에게도 권할 만하다. 주원료인 콩 안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이 들어 있어서다. 체중이 많이 나가 고민인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청국장의 끈끈한 점액 성분인 폴리글루탐산도 건강에 유익하다. 이 성분은 칼슘의 흡수를 돕고, 탁솔(항암 물질)을 효율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도 나타낸다. 발효된 청국장엔 항산화 물질이 콩의 8배이상 들어있다.
청국장의 바실러스균은 뱃속(대장)에 들어가면 유산균 못지않게 강력한 정장 작용을 한다. 대장에 유익한 균의 발육은 돕고 해로운 균은 억제하는 것이다. 이는 변비와 대장암의 발생 위험을 낮춘다. 청국장 1g에 존재하는 바실러스균의 숫자는 10억 마리 남짓. 유산균 음료 1g당 유산균 수보다 1,000배쯤 많은 양이다.
또 바실러스균은 산소를 싫어하는 유산균과 달리 산소를 좋아한다. 따라서 대장에 들어간 바실러스균이 산소를 먹어버리면 대장은 유산균이 자라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 된다. 청국장은 장류 가운데 숙성 기간이 가장 짧고, 만들기도 쉽다.
담근 지 2~3일이면 먹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청국장이란 음식이 처음 생긴 곳이 전쟁터라는 가설이 유력하다. 고구려 사람들은 콩을 삶아 말안장 밑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먹었는데 말의 체온에 의해 자연 발효된 콩이 청국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문헌에 기록된 청국장의 이름은 전국장(戰國醬)이었다. 우리나라가 원조인 청국장은 그 뒤 일본, 중국의 서역, 동남아시아로 퍼져 나갔다. 일본의 낫토, 중국의 두시, 인도네시아의 템페, 태국의 토아나오 등이 모두 청국장의 ‘사촌’들이다.
좋은 청국장은 냄새가 온화하고 황색을 띠어야 한다. 썩은 냄새가 나면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쓴맛이 나면 발효 온도가 부적절한 탓이다. 담근 뒤 오래 되면 품질이 떨어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먹어야 한다. 청국장은 가을에 햇콩으로 담그면 그 맛이 일품이다.
♣ 영양성분표(청국장)
1회제공량 | 20g | 열량 | 21.6kcal |
탄수화물 | 2.98g | 단백질 | 2.04g |
지방 | 0.16g | 당류 | 0g |
나트륨 | 192.2mg | 콜레스테롤 | 0mg |
포화지방산 | 0g | 트랜스지방산 | 0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