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죽나무의 어린잎(순)을 가죽이라 한다. 가죽 부각은 봄에 잎이 연할 때 따서 말린 가죽 잎에, 소금 간 한 찹쌀 풀을 한 번 발라 바싹 말려서 기름에 튀긴 것이다. 마당의 오래된 참죽나무에서 봄에 따서 말린 잎으로 만들었다.
2. <족편과 초간장>
식재료 우족(앞다리), 석이버섯, 실고추, 황백지단
족편은 암소 앞다리의 핏물을 빼고, 엉기도록 푹 고아서 만든 묵이다. 처음에는 센 불로 팔팔 끓이다가 중간 불로 조리며 푹 곤다. 다 고아지면 뼈를 건져낸다. 뼈에 붙은 고기를 발라내서 찢어 넣고, 고명으로 석이버섯, 실고추, 황백지단을 넣어 색을 낸 다음에 굳혀서 썰어낸다. 예전에는 꿩고기를 넣기도 했다. 초간장을 곁들여서 찍어 먹는다. 씹을 것이 없으니, 노인들이 드시기에 좋다. 겨울, 봄, 가을에 잔치 음식으로 많이 썼다. 재료가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이라 여간한 정성이 아니면 만들기 어렵다. 예전에는 가마솥에 불을 때서 이틀은 삶아야 했다. 이렇게 만든 족편은 아주 귀한 음식이라 나이 드신 어른들이나 귀한 손님상에만 올렸다.
3. <연엽주>
식재료 솔잎, 찹쌀, 감초, 연잎
종손의 5대 할아버지 이원집이 궁중의 비서 감승으로 있을 당시 3년 동안 나라에 가뭄이 들었다. 백성의 원성이 높아지자 임금께 진언을 올려야 했다. 자리를 마련하고 상소를 전했는데, 그때 올려진 것이 연엽주다. 금주령을 내리고 임금도 수라에 잡곡밥을 드시고, 5첩 이상을 금하였으며 식혜, 약과, 술을 안 드셨다. 임금께 올리던 술이라 집안의 임금이신 조상께 제사를 지낼 때만 썼던 예안 이씨 집안의 술이다. 연엽주는 솔잎, 찹쌀, 감초, 연잎으로 만든다. 만드는 법은 종부에게만 대물림되었다 제주로만 빚었기 때문에 금기사항도 많고 정성을 다해 만든다. 연엽주는 피를 맑게 하고 양기를 보호해주는 약주로 5대 전통 명약주로 이름나 있다.
종가는 한국 문화의 정수이며 우리 민족의 정신적 뿌리이다. 종가 음식은 한식 문화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종가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단순한 음식만이 아닌 우리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올바른 한식세계화이기 때문이다. 종가 역시 이런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