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두부, 돼지고기, 다진 대파, 달걀, 식용유, 소금, 후훗가루
미쌈은 황희 선생의 불천위제사에 올리는 제수 중 전(前)에 해당한다. 미쌈의 ‘-쌈’은 ‘싸서 먹는 음식’을 표현한 접미사다. 내장을 빼낸 해삼 안에 부재료를 넣고 감싸서 만드는 조리법이 음식명에 적용된 결과다. ‘미’는 해삼(海蔘)을 의미하는 순 한글 ‘뮈’가 현대로 오면서 변형된 것이다. 1802년 이가환이 쓴 어휘집 <물보(物譜)>에 해삼을 순 한글 ‘뮈’로 기록하고 있다. 1800년대 말엽 조리서 「시의전서」에 ‘해삼뮈쌈’과 1900년대 「조선요리법」, 「우리음식」에 ‘미쌈’의 기록으로 보아 ‘뮈’가 한자어 ‘해삼’과 공존하다가 ‘미’로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 조리서에 미쌈은 건해삼을 물에 불려 다진 고기와 두부를 넣고 밀가루와 달걀물을 묻혀 지진 음식으로 나온다. 이 음식 기록은 1700년대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에 ‘海蔘前法(해삼전법)’으로 처음 등장한다. 해삼전 조리법은 종가 구성원들이 기억하는 미쌈의 옛날 조리법과 같았다. 현재 종가에서는 해삼을 사용하지 않는다. 해삼 속에 다진 고기와 두부를 넣어 감싸는 대신 달걀지단을 직사각형으로 부쳐 고기와 두부를 섞은 소를 올려 감싸서 익혔다. 종가에서 해삼으로 감싼 미쌈은 사라졌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조리법으로 변형되어 현재까지 황희 선생 불천위제사 음식으로 올리고 있다. 으깬두부, 다진 돼지고기, 다진 대파를 한데 모아 양념하여 소를 만든다. 지단을 부친 후 소를 올려 감싸 익힌다.
종가는 한국 문화의 정수이며 우리 민족의 정신적 뿌리이다. 종가 음식은 한식 문화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종가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단순한 음식만이 아닌 우리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올바른 한식세계화이기 때문이다. 종가 역시 이런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