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지향적 소비개념은 베블렌의 사회심리학 모델에서 유래된 것으로 소비나 소유의 동기가 본질적인 필요나 만족에 의하여 행해지는 것이 아니고, 타인의 인정, 즉 어떤 명성 또는 위신을 추구함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Kotler, 1965; Taylor, 1999).
이것은 베블렌의 ‘과시적 소비’와 Duesenberry의 ‘보여주는 효과’ 를 통한 ‘사회적이고 상호의존적’인 개념의 소비가치이며, 타인의 인정이나 호의적인 피드백처럼 사회관계 내에서의 긍정적 결과 (Reynolds & Olson, 2001)를 얻고자 하는 동기에서 출발한다.
또 제품을 소비하는 특정 사회계층이나 집단과 관련되어 집단의 소속감과 귀속감을 표출시켜줄 수 있는 가치도 포함된다(Sheth, Newman, & Gross, 1991).
소비행동의 사회적이고 문화인류학적 관점에 주목한 베블렌에 의하면,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의 태도는 개인의 독특한 특성과 능력이 사회적인 힘과 상호작용하여 만들어지고, 의사결정도 자신이 속한 과거와 현재의 사회적 집단들에 의하여 만들어진다고 한다(Taylor, 1999).
또 사람의 욕구와 행동은 다양한 수준의 사회 즉 문화, 하위문화, 사회계층, 준거집단 등의 집단과 면대면 접촉에 의하여 영향을 받고, 현재의 집단 구성원간의 관계와 열망하고 있는 관계에 의하여 형성된다(Kotler, 1965).
즉, 이 개념은 소비자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이성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 보다는 사회 구성원간의 비교적인 정보나 대인적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의사결정을 할수 있다는 데에 근거한 것이다(Stafford & Cocanougher, 1977; 김충현, 1996).
소비자가 소비나 소유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에게 드러내고, 자신의 계급이나 지위를 표시하고자 하며, 나아가 타인과 자신의 차이를 만들고자 한다는 것에 근거하면, 소비나 소유는 개인의 만족 활동만이 아닌 사회 활동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Belk, 1988).
사람들은 소비의 기회에 있어서 균등한 기회를 갖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생산품을 소비함으로 써 사회적인 차이와 지위에서 발생되는 계급이 희석될 것으로 여긴다고 한다.
결국 재화 자체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에 나를 타인과 구별하는 기호와 상징을 부여함으로써 이것을 소비하는 것이다(정성 원, 2007).
여러 학자들이 이를 사회적 관점의 소비가치로 분류하였는데, 예를 들면 사회적 소비 (Kotler, 1965; Taylor, 1999), 제품에 고유한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는 소비행위(Solomon, 1983), 사회적 소비가치(Sheth, Newman & Gross, 1991), 소비를 통하여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행동 특성인 사회형 소비행동 (Hirschman, 1981), 사회적 편익(Reynolds & Olson, 2001), 공적소비 (Ratner & Kahn, 2002) 등이 있다.
보다 체계적인 틀을 제공한 Holbrook(1999)의 경우에는 타인 지향적 가치를 외부적 또는 수단적 가치인 성공가치와 명성가치(Esteem value), 내부적 가치(목적)인 도덕과 정신적 가치들로 분류하여 설명하였다.
기존의 문헌들에서는 ‘타인 지향적 소비’는 ‘사회적(social)’이라는 용어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본 연구에서는 ‘타인 지향적 소비’로 사용하고자 한다.
이는 ‘사회적’이라는 용어가 ‘사회적 마케팅(김상훈, 2008), ‘기업 사회공헌 (문철수, 2004) 등과 같이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 연구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소비 행동은 공익적 가치 추구 여부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문헌의 개념적 정리에 의하면, ‘타인 지향적 소비’의 범위는 비교적 넓게 볼 수 있다. 즉, 타인지향적 소비 가치는 자신을 뛰어넘는 선호이며,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할 때, 타인들 즉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근거한 소비행동을 의미 한다(Holbrook, 1999).
좀 더 확장하여, 타인 지향적 가치는 명성 추구뿐만 아니라, 도덕과 정신 등의 추구 가치들도 포함하며(Holbrook, 1999), 가족이나 집단주의와 관련된 가치들도 모두 타인 지향적 가치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김재휘·송미란 2008).
‘타인 지향적 소비’의 개념은 Kotler(1965)와 Taylor(1999)의 개념적 정리에 근거하여 ‘소비행동이 타인의 인정과 명성추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제품 구매의 원인이 타인에 대한 고려 또는 타인의 평가가 되는 현상’을 말한다.
소비에서의 사회적 및 상징적 의미는 소비자 행동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타인 지향적인 소비가치에 기반을 둔 소비 유형들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물질주의와 사회적 소비(Fitzmaurice & Comegys, 2006), 과시적 소비(Mason, 1981), 동조소비(Lascu & Zinkhan, 1999), 체면소비 (김재휘 등, 2009), 소비 에서의 준거집단의 영향(Bearden & Etzel, 1982), 공적소비 상황에서의 다양성 추구(Ratner & Kahn, 2002) 등이 타인 지향적 소비가치가 반영되어 나타나는 소비행동들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타인 지향적 소비가치는 사회적 소비 동기라는 이름으로 분류되고 제시되었지만, 학계에서는 이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구성을 밝히도록 주문해 왔다(Taylor,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