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꾼 스토리텔링
충주 용관동에 사시는 남봉순 할머니는 올해 95세로 동네에서는 최고 어르신 입니다. 그 연세에도 직접 씨앗을 뿌려 채소를 없는것 없이 가꾸실 만큼 정정하십니다. 할머니시대의 옛날 음식을 한가지 소개 할까합니다.
할머니 말씀에 옛날에는 왜그리 못살았는지 모르시겠다고 지금은 부자라고 말씀을 하시곤 합니다. 옛날에는 가을에 무, 배추 농사릍 지어 무는 땅 속에 묻어 놓고, 잎은 잘라서 겉잎은 시래기로 말려두고 먹었답니다.
연한 속잎은 서리 오기전에 딴 풋고추(지고추)릍 넣고 무잎, 고추, 생강, 마늘을 1:1:1:1 비율로 넣고 소금물에 삭히면 그것이 왜그리 시원하고 맛있었는지 모르시겠다고 하십니다.
한겨을 화롯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을때도 그 무청 김치릍 큰대접에 한가득 떠다 놓고 둘러 앉아 먹고요. 좁쌀로 조당숙을 끓여서 먹을때도 한 대접 떠다 놓고 입을 크게 벌리고 고개릍 뒤로 넘기면서 한사발을 먹고 나면 배가 불렀답니다.
약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라 겨을에 감기가 걸리거나, 화롯불로 인한 어지러움증이 생겼을때 무청 김치를 한사발 먹으면 가라 앉았다고도 하십니다. 식구는 많고 먹을것은 부족하고 겨을바람은 매웠던 80년전 옛날이야기입니다. 싱겁죠?
* 구술인 : 충주시 용관동 남 봉 순/95세
* 채록자 : 충주시향토음식연구회 김 영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