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은 벼, 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작물의 하나로,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1만 5,000년 전부터 재배된 곡식이다. 코카서스 남부 아르메니아가 원산지인 밀은 기후적응성이 강하여 유럽과 인도, 몽골, 중국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가 재배되었으며, 세계인의 주식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다.
우리나라에는 기원전 100년 경 중국을 통해 들어왔으며, 주식인 쌀에 비해 미미한 생산과 소비를 유지해왔다. 근대 이후 서양의 음식이 전해지면서 밀가루 소비가 증가하는데 비해, 한국전쟁 후 미국의 무상원조와 70년대 값싼 해외 밀 수입 정책으로 국내 생산기반이 무너져, 국내 밀 자급률은 90년대 들어 1% 이하까지 하락하고 만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계 밀 시장이 기후 변화 등으로 불안정해지면서 밀 자급률을 높이고 국산 밀 생산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밀은 가루로 도정되어 주식이자 간식, 의약품과 사료 등 다채롭게 변신을 하며 인류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존재였다.
① 식량의 대명사, 빵 : 밀가루 음식의 대표주자인 빵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종류로 만들어지며, 서양에서는 식량 전체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② 누들로드를 만든 국수 : 중국에서 만들어진 국수는 저렴하고 조리가 간편해 전 세계로 급속히 보급되었으며, 국내의 국수시장은 약 10조원에 달한다.
③ 빵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과자 : 비스킷, 쿠키, 크래커와 축하하는 자리엔 필수적인 케이크와 식사 대용으로 간편한 도넛 등 밀가루는 달콤한 과자로도 변신한다.
④ 밀로 만든 술 : 우리 전통주의 맛과 향은 밀 누룩에 기원하며, 밀로 만든 맥주와 위스키 등은 향이 좋고 맛이 깔끔하여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⑤ 의약품으로 변신 : 밀기울에는 미네랄,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유용 성분이 많으며, 그 중 옥타코사놀, 아라비노자일란 등은 의약품으로도 활용된다.
⑥ 사료로 사용되는 밀 : 세계적으로 널리 생산되고 주성분이 전분이며 기호성이 좋아 밀은 가축에게 우수한 에너지 사료이다.
⑦ 밀의 공익적 기능 및 체험관광 : 겨울철 유휴 농경지에 밀을 재배하여 환경 보전, 경관 개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최근에는 볼거리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⑧ 예술로 태어나는 밀 : 밀가루의 대표음식인 빵과 과자는 주식이자 간식으로 다양한 상징성을 지녀, 예술의 소재로 활발하게 활용된다.
부활을 꿈꾸는 우리 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1) 밀 수급 안정화를 위한 생산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사전 주문을 통한 생산 및 공급체계로 전환하고, 조직화와 규모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 향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2) 생산자와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R&D를 강화하여 시장을 확대해야 하며,
(3) 우리 밀의 자립기반 지원을 위한 유통체계 확립이 요구된다.
(4) 마지막으로 건전한 소비 문화, 공정 소비 등을 주제로 대국민 홍보 강화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