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미나리와 언양불고기는 울산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언양의 미나리와 언양의 불고기는 조사 '의’를 빼고는 ‘언양미나리’와 ‘언양불고기’와 같이 고유 명사처럼 불린다. 그만큼 유명하기 때문이다. 이 음식은 울산 사람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 물 좋은 곳에서 자라는 미나리
온 국민이 사랑하는 KBS〈전국노래자랑〉은 매주 전국을 다니며 그 지역의 노래 솜씨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출연자들이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지역은 물이 좋고 공기가 맑습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사는 자부심이 드러나 있는 것이다.
울산에서도 물 좋고 공기 좋은 지역이 적잖다. 그 지역에 사람만 사는 것은 아니다. 바로 미나리가 산다. 그래서 미나리가 자란다는 말은 그 지역의 물이 맑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사람이 살기 좋다는 말도 된다. 울산에는 미나리가 잘자라는 곳이 여러 곳이 있었다.
울주군의 언양, 중구의 산전과 평산 지역에서 미나리가 많이 났다. 세 지역의 미나리는 울산의 산과 강, 샘을 기반으로 자라면서 오랫동안 유명세를 떨쳤다. 미나리가 잘 자라는 몇 가지 조건이 있었다. 바로 맑은물이다. 태화강 상류인 언양은 미나리를 재배하는 데 최적지이다.
또한 산전미나리는 산전샘에서 나오는 물로 잘 자랐다. 일제강점기에 발간된『울산읍지』는 천 가구가 사용해도 줄지 않을 정도로 산전샘의 물이 풍부하다고 했다.1) 맑은 물뿐만 아니라 화수분처럼 물이 마르지 않는 곳, 그곳에서 미나리가 자랐다.
평산미나리 역시 좋은 물로 유명했다. 지금의 약사동 일원인 이 지역은 함월산 자락에서 흘러 나오는 맑은 물이 많았다. 이 지역은 2005년 제1회 청정미나리 축제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산전 샘은 물이 너무너무 좋아서 퍼내고 퍼내도 마르지 않아요. 산전미나리. 물이 맑으니까 미나리꽝도 많고, 그다음에 평산에 그 미나리꽝이 많았어요. 물이 좋았어요2)
그러나 산전과 평산미나리는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다. 산전의 미나리꽝은 산전샘을 공사하면서 물이 줄어든 동시에 택지로 개발되면서 사라져 버렸다. 평산미나리도 마찬가지이다. 평산의 미나리꽝은 사람들이 사는 택지로 개발되면서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다.
이제 산전미나리와 평산미나리는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에만 새겨져 있다.3) 1967년 전후의 일이다. 이러한 가운데 언양미나리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언양미나리는 가장 널리, 가장 오랫동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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