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오영수가 최고로 꼽은 나물이 있다. 바로 엉개와 두릅이다. 엉개와 두릅은 지금도 비싼가격에 팔린다. 한묶음에 만 원을 넘기 일쑤이다.
이에 못지않게 좋은 것이 간월산의 산채다. 진달래가 지고 뻐꾸기 울음소리가 아직도 서툴 무렵 간월산 골짜기에서 캐어온 산채의 맛은 각별하다. 이 산채 중에서도 엉개와 두릅을 제일로 친다.
서울서도 엉개는 보이지 않으나 두릅은 간혹 시장에도 나오기는 하나 모두가 야산의 개두릅이고 때를 넘겨버린 것들이었다. 엉개란 엄나무잎이고 두릅은 두릅나무 순이다.
간월산 골짜기 응달에서 따온 엉개잎과 잎이 채 나오기 전 엄지 두 개만큼 씩한 두릅순을 꺾어다 데쳐 가지고 엉개는 기름장에 무치고, 두릅은 초고추장에 아니면 부추랑 미나리랑 조갯살을 섞어 찜을 하면 그야말로 선미다. 그뿐만이 아니고 곤달비며 고사리도 취도 많고 가을에는 갖가지 버섯도 흔하다.
(오영수,「삼호강」,『현대문학』, 1974.5.)
오영수는 간월산 골짜기에서 나온 산나물을 각별히 여긴다. 상북면 산전리 즉, 고헌산 자락에서 자라서 상북면 길천리 즉, 간월산 자락으로 시집온 김외식 씨는 간월산의 나물이 고헌산의 나물과 비교 할 수 없이 부드러웠다고 한다.
차로 가면 채 십 분이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이지만 산의 높이, 위치 등의 다양하고 미세한 요인에 의해 나물 맛이 달라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숲이 깊어져 예전 같은 나물의 맛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두릅과 엉개는 비슷한 시기에 나온다. 5월초 재래시장은 가면 두릅과 엉개가 쏟아져 나온다.161)
두릅은 너무 어릴 때에는 맛이 없다. 그래서 두릅이 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개두릅은 살이 없고 거세고, 가시가 있다. 참두릅은 가시가 없고 통통하다. 참두릅은 맛이 훨씬 뛰어나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참두릅이 더 비싸게 팔린다.
두릅과 함께 오영수가 꼽은 나물인 엉개는 집안에서도 잘 자랐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삽잡걸(대문 옆)에 엉개 나무 한 그루씩은 키웠다. 키가 큰 엉개나무에서 엉개를 딸 때 대나무 장대에 낫을 묶어서 땄다.162) 엉개는 주로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는다. 입이 넓을 경우에는 쌈으로 싸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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