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치는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다. 영양학적으로도 쇠고기와 닭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생선 중에서도 단백질이 가장 많다. 그래서 준치는 회복기 환자나 허약한 노인, 어린이의 기력 보충에 좋은 식재료이다.
준치는 흰살 생선치고는 지방도 꽤 많이 함유되어 있다. 칼슘과 인, 철분, 비타민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비타민 B1, B2 등 수용성 비타민이 풍부해 원기회복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A, D, E도 풍부하다. 준치는 위를 보호해주고 속을 편하게 해주므로 소화불량인 사람에게 좋다.
썩어도 ‘준치’ 어식백세(魚食百歲)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그만큼 준치의 맛이 일품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속담으로, 값어치가 있는 물건은 다소 흠이 있어도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준치는 생선 중에 가장 맛있다 하여 ‘참다운 물고기’라는 뜻의 진어(眞魚)라고도 하고 초여름이 지나면 완전히 사라졌다가 이듬해 봄에 나타나는 습성 때문에 시어(時魚)라고도 한다.
준치는 맛은 좋으나 유난히도 가시가 많아 먹기가 힘든 생선이기도 하다. 준치의 가시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래되어 온다. 먼 옛날에 준치가 맛이 좋고 가시가 적어 사람들이 준치만 즐겨 먹어 멸족 위기에 처하자 용왕이 물고기들에게 “준치에 가시가 없어 사람들이 준치만 찾으니 가시를 한 개씩 뽑아 준치에 꽂아 주라”고 명하였다.
이에 모든 물고기가 각자 자기 가시를 한 개씩 뽑아 준치 몸에 꽂으니 아픔을 견디지 못한 준치가 달아나는데, 물고기들이 달아나는 준치를 뒤쫓아 가서 가시를 꽂느라 준치 꽁지 부분에 유난히 가시가 많아졌다고 한다.
준치는 예로부터 상징적인 의미의 선물로도 자주 쓰였다고 한다. 준치는 매우 맛있는 생선이지만 잔가시가 많아 맛있다고 마구 먹어대다간 목에 가시가 걸리기 십상이므로 권력이나 명예, 재물에 너무 치우치면 반드시 그 반작용으로 불행이 닥친다는 교훈을 늘 명심하란 뜻으로 출세한 친구나 친지들에게 준치를 선물하기도 했다.
조선시대의 유명한 미식가인 허균은 준치에 대해 ‘함열에 준치가 많이 난다고 하여 이 곳으로 유배오기를 원하였는데 금년 봄에는 준치가 전혀 없으니 운이 없다’고 글을 쓰기도 하였다. 준치는 이렇게 맛있는 생선으로 유명하지만,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생선이기도 하다.
준치는 청어과에 속하는 흰살 생선으로,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50㎝ 남짓의 물고기이다. 등은 암청색이고 배는 은백색이며,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게 나와 있다.
배지느러미는 작고 뒷지느러미가 상당히 길다. 한국 서남해와 일본 남부해에서 많이 나며 동중국해, 말레이군도, 인도양에도 분포한다. 산란기는 4~6월이며, 강 하구에 올라와 산란한다.
준치는 물에서 건지자마자 죽기 때문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다. 제철에 잠깐 큰 시장에 가야 구할 수 있는데, 아가미를 들췄을 때 붉은 빛깔을 띠고 손가락으로 눌러 탄력이 있으며 비늘이 벗겨지지 않은 것이 신선한 것이다.
손질 후 즉시 조리하는 것이 좋으며, 불가피하게 보관할 때에는 밀봉하여 냉동 보관한다. 준치 요리 시 마늘을 넣으면 준치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비타민 B군의 흡수를 도와준다. 준치는 국, 만두, 자반, 젓국찌개, 찜, 조림, 회, 구이 등 다양하게 조리하여 먹을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단옷날 준치를 즐겨 먹었는데, 가시를 빼고 살만 발라 만든 둥근 완자를 맑은 장국에 넣어 끓인 준칫국, 준치살로 빚은 준치 만두 등은 대표적인 단오 음식이다. 준치국은 생선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부담없이 먹기 때문에 옛날에는 단오 무렵이 되면 준치국을 꼭 끓여 먹었다고 한다.
준치만두는 만두라는 이름이 붙어 있긴 하지만 만두피에 소를 넣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을 발라 완자형태로 빚은 후 쪄내는 요리이다.